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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메카 클러스터 조감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클러스터 간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토지보상, 용수·전력 공급 기반 시설 등 인허가를 최대한 단축키로 했다. 또 경쟁국 반도체 보조금 전쟁에 대응해 국내 투자를 진행하는 첨단기업들에 인센티브와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 공제의 적용기한 연장도 추진한다.
특히 한미 인공지능(AI) 반도체 혁신센터(가칭)를 미국에 설치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고 양국간 반도체 동맹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반도체 현안 점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향 및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현황을 발표했다.
회의는 대만 지진 등으로 인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를 확인하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신속 구축을 위한 조치사항을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최근 대만 지진 등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요인에 대한 국내 반도체 수요기업 및 반도체 설계·장비 기업 점검 결과, 현재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업계·협회 등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과 수급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방안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 기업이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 일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을 추가 투자해 16개의 신규 팹(반도체 공장)을 짓는 계획이 담겼다.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650조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모든 경기 남부 권역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한 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현재 19개의 생산 팹과 2개의 연구랩이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연구팹 3개를 포함해 모두 16개 신규 팹이 추가로 들어서게 된다.
정부는 인프라·투자 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를 4대 중점 과제로 삼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지원 사격’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인프라 지원 및 투자 환경 조성 차원에서 대규모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기에 차질 없이 진행하는 데 최우선으로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2047년까지 360조원을 투자할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는 환경영향평가 사전컨설팅 제도 활용, 신속한 토지보상 등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조성 기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2045년까지 122조원을 투자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기존에 확보한 용수 27만톤에 더해 유사한 수준의 추가 용수가 필요한 상황인 만큼, 기업·지자체의 용수 공급시설 설치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용수 공급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또,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설치시 인근 지자체의 반대로 건설이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첨단산업법을 개정해 기반시설 설치에 협조하는 지자체에 재정적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첨단기업들의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투자 인센티브도 조속히 강구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현재 최대 25%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있지만 올해 말 일몰되는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의 적용기한 연장도 추진한다.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반도체 특성화대학·대학원은 각각 10개, 3개를 추가로 선정하고 반도체 아카데미 교육 인력도 지난해 520명에서 올해에는 800명으로 늘린다. 반도체 전문인력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클러스터 주변에 신도시(이동 공공주택지구)를 구축하고, 반도체 고속도로(화성~용인~안성, 45㎞) 건설도 조속히 추진한다.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칩 제조 기업간 협력을 지원하는 ‘양산 연계형 실증 테스트베드(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미니팹)’ 조기 구축을 지원한다. 팹리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초미세공정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검증지원센터 구축을 통한 칩 성능 시험·검증 서비스도 올해부터 실시한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자금(3년간 약 24조원 규모)과 반도체 생태계 펀드(3000억원 규모)를 활용해 소부장·팹리스의 스케일업도 지원한다.
AI 반도체·첨단 패키징·화합물 반도체 등 차세대 첨단기술에 대한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한다. ‘한미 AI 반도체 혁신센터(가칭)’ 도 올해 안으로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 수요가 많은 현지에 설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