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이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북러정상회담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번 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한러는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이후 아슬아슬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일은 이번 주 첫 다영역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실시한다.
이미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 해군의 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이 지난 22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미 항모의 방한은 작년 11월 칼빈슨함(CVN-70) 이후 7개월 만이며, 루즈벨트함의 국내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지스구축함 할시함과 다니엘 이노우에함 등 미 제9항모강습단 소속 함정들도 부산으로 들어왔다.
루즈벨트함의 한반도 전개와 한미일 훈련은 이미 계획된 일정이지만, 최근 북러 밀착 속 경고 메시지가 담길 수밖에 없다.
한미일 군사훈련과 별도로 우리 군 자체적으로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실사격 훈련과 다연장로켓(MLRS) K239 천무 실사격 훈련도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의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 결정에 따라 서북도서 일대에서 실사격 훈련이 이뤄진다면 6년 만이 된다.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추가 대남 오물풍선 등 맞대응을 예고한 상황에서 남북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욱이 북한이 또다시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보낸다면 우리 군 역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열린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 공개행사 때 제2격납고에 있는 미국 전투기와 헬리콥터 등의 모습. [연합] |
이런 가운데 한러는 북러정상회담 이후 날선 경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북러정상회담을 통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복원한 조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준군사동맹을 복원하자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투 구역에 살상무기를 보낸다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다시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23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무기를 북한에 준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는가”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정밀무기 기술을 이전할 경우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수 있음을 재차 경고했다.
다만 한러 모두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름 국면을 관리하겠다는 의중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장 실장은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러관계를 복원 발전시키고 싶으면 러시아 측이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당장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도 한국을 겨냥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북러 조약에 대해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이나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했다.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이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루즈벨트함은 한국·미국·일본의 첫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으로 들어왔다. [해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