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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에이전트 중에서도 여러 개의 SNS 계정을 만들어 팔로워만도 수만에서 수십만에 달하는 막강한 인플루언서가 등장했다.
그들은 대리만족과 부러움을 키우면서 고가 사치품만이 특별한 것이라고 왜곡해 수요를 유지하거나 더욱 늘리는 ‘베블린(Veblen)’ 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시장에서도 사재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겸손이 미덕인 시대는 막을 내렸고, 자기 과시를 잘할수록 인기와 부가 생기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SNS를 활용한 부동산 판매
리스팅과 중개 매물은 위치나 가격 그리고 내장제 등은 기본적으로 소개하지만 그런 것 보다 이 곳에서 살면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최대한 부풀려 선보인다.그리고 이 환상을 다수의 채널에 최대한 복수 노출시킨다.
콘텐츠는 노출빈도와 상위랭크를 고려해 해시태그(소셜미디어에서 ‘#’ 기호 뒤에 특정 단어 넣어 해당 단어에 대한 콘텐츠를 모아 분류하고 노출시키는 방식)로 퍼트리며 구글 트렌드나 유튜브의 잛은 동영상(쇼츠) 등도 활용한다. 수개의 채널을 통해 노출을 최대화하고 이에 노출된 누군가가 다시 이를 퍼트리는 바이러스 확산 방식은 일정 단계를 지나면 파격적인 힘을 발휘한다.
개발 계획, 세금 문제, 상권, 주변 풍경과 시설, 학군, 직장과의 거리, 바이어의 잠재적 나이 등을 분석해 매물별로 접근 방식을 정한다.
객관적인 정보는 요약형 문장으로, 글 위주로 만들어 클릭수가 최대한 많은 각종 블로그나 잡지 등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에 뿌린다.
이미지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중심으로 최대한 화려하고 짧게 올리고 유튜브 등 동영상 매체의 쇼트 등도 적극 활용한다.
일반적인 MLS나 광고, 프린트 물은 사용하지 않으며 오픈 하우스도 브로커 대상이 아니라면 절대 하지 않는다.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유용한 SNS 홍보 방식 몇 가지=건물 코너에 위치한 1개 매물 판매를 위해 이미지를 중심으로 하는 SNS게시물을 올리면서 객관적 정보는 링크란에 몰아 따로 읽을 수 있게 한다. 이후 동영상 3개를 직접 제작했다.시간 및 공간 제약으로 접근성이 제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영상으로 이를 보완한 것이다.
키워드로는 리브 앤 워크 플레이스(Live and work place)로 정하고 이곳에 살면서 일을 하는 모습을 단편 영화처럼 만들었다. 로컬의 영화전공 학생과 연기 지망생들을 고용했다.
건물 밖으로 보이는 도로(출근 시 타 지역과 연결되는)의 특정 시간대 별 트래픽 상황을 보여준 후 타 지역으로 출퇴근을 하면 얼마나 걸리는지, 집에서 나와 가까운 레스토랑 및 마켓을 둘러보거나 인근 공원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영상 등도 업로드했다.
이밖에 건물의 방음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는 영상도 제작한다. 한 집에서 댄스 뮤직 비디오를 촬영하는 영상과 함께 인접 유닛에서 이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다른 건물에서 이 건물의 유닛 내부가 보이는 지 등을 통해 실제 거주시 어떤 기분이 들지를 쉽게 느끼도록 했다.
집을 꾸며 선보이는 스테이징 역시 지역 유명 인테리어 디자인과 협업 방식으로 계약해 최대한 독특하게 꾸미고 가구나 가정용품 등은 로컬 제작자나 유명 업체와 연결해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지원 받는다.
●문자메시지
SNS 보다 단순한 접근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문자 메시지(SMS)도 활용한다. SMS의 장점은 수신 후 3분안에 98%가량이 확인한다는데 있다. 이는 이메일 확인율의 4배 이상 되는 것이며 응답율도 45%로 이메일의 8배를 넘는다. 메시지를 통해 전달된 링크를 클릭할 확률도 9.2%로 1%에 못 미치는 기타 광고에 비해 월등한 노출률을 보인다.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는 자신의 신분을 명확히 밝히고 자신에게 언제나 연락할 수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문자는 반드시 간결해야 하며 고객이 문자를 받거나 보내는 것을 허락하는 것을 확인해야 하며 개개인에게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줘야 한다.
이후에는 정기 메시지 구독을 권유한 후 잠재적 바이어와 셀러로 구분한다. 이 다음부터는 이에 맞춰 매물 정보(리스팅) 등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방문을 유도한다. 이 때 해당 고객이 특별히 선택되었음을 느끼도록 문구를 작성한다.
문자를 통해 방문 예약을 할 경우 노쇼 비율이 현격히 떨어지고 계약 가능성도 높아진다.약속 시간을 문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문자를 보고 집을 찾은 고객은 반드시 감사 인사를 보내고 자주 소통하며 리퍼럴(소개)도 부탁한다.
고객이 판매 또는 구매 의사를 보이면 주택 가치 평가와 인스펙션, 그리고 세금 혜택 등의 서비스 및 부가 정보 제공을 알리고 다른 고객이 있을 때 또는 휴가 등으로 연락이 어려울 때는 자동 응답 기능도 사용한다.
가격에 변동이 생기거나 오퍼가 받아들여졌을 때는 문자메시지가 가장 효율을 발휘한다.거래 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가끔 유용한 정보를 보내고 특정 웹사이트 등에 자신에 대한 좋은 리뷰를 부탁해도 좋다 .
●팟캐스트
팟캐스트도 꾸준히 업로드하면 소통 채널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팟캐스트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는데 녹화는 사무실 한쪽에 공간을 마련해 해결하고 초기에 장비 구매 비용을 투자했지만 이후에는 팟캐스트 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매주 1회 정도 업로드하면 된다.
팟 캐스트에는 단순히 부동산 정보 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고 일상 이야기나 고민상담 등도 한다. 실제 팟 캐스트가 어느 정도 인기를 모으면서 이를 통해 유입되는 고객의 수도 증가한다고 한다.
●디지털 마케팅 비용
이러한 온라인 마케팅 방식의 효과는 확인됐지만 그에 따른 비용은 어떨까.
홍보 비용은 놀라울 정도로 낮다. 정확한 가격을 모두 명시할 수는 없지만 명목 별 비용은 다른 에이전트들의 일반적 홍보비보다 저렴했다.
SNS나 유튜브는 기본 비용이 없고 팟 캐스트 역시 연간 관리비가 4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또 매물 홍보와 관련해 브로커지의 자체 지원도 받고 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협상을 통해 기타 업체로부터 무료에 가까운 협찬을 받기에 이 비용 또한 크지 않다.
럭셔리 부동산을 판매할 때는 브랜드를 노출해 주는 만큼 그 홍보 효과를 기대한 업체들이 극히 낮은 가격 또는 무료로 협조해준다.동영상 제작 역시 학생들 위주로 택하는데 서로가 필요한 포트폴리오를 서비스로 교환하는 방식이 돼 무료 또는 아주 낮은 가격(식사 및 주차 비용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매물 홍보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한 곳은 바로 자신을 꾸미는 데 있다.고객에게 환상을 주기 위해 그 만큼 치장이 필요하다.
주거지부터 고급스러운 곳으로 정해야 하며 머리부터 발끝, 눈과 귀 그리고 후각까지 럭셔리해야 한다.본인을 꾸미는데 인색하면 절대 고소득층 고객과 어울릴 수 없다. 에이전트의 외모에 대한 선호도는 물론 있겠지만 세련되지 않은 럭셔리 부동산 에이전트는 없다고 봐도 된다. 꾸미는데 신경을 써야 더 비싼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성과좋은 에이전트들의 귀띔이다.
부동산 판매는 환상을 최대한 부풀려 느끼게 하는 것이다. 고객에게 주거 공간이 아닌 경험을 파는 방식으로 접근했을 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