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대형 기술주) 대표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M7)’에 투자한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 간에도 수익률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애플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수익률과 수익 투자자 비중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엔비디아와 테슬라, 미국 반도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4일 해외주식 리테일 점유율 1위 증권사 키움증권이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M7 가운데 평균매수단가를 기준으로 최근 종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애플(51.13%)과 메타(59.68%)로 조사됐다.

지난달 30일 각각 229달러, 521.31달러에 거래를 마친 애플과 메타에 대한 키움증권 개인 고객들의 평균매수단가는 151.53달러, 326.47달러로 낮은 편이었다. 주가가 낮았을 때부터 오랜 기간 투자해 온 장기 투자자들이 많아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별 보유 종목의 매수단가와 지난달 30일 종가를 비교한 개별 종목의 수익권 비중을 보면, 애플의 경우는 수익 투자자 비중이 98.9%, 메타는 97.7%로 집계됐다. 사실상 애플과 메타에 투자한 서학개미라면 절대다수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방식으로 집계한 아마존·구글(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의 수익률은 각각 15∼30%, 수익 투자자 비중은 82∼85%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의 애플·메타·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대부분 수익을 거둔 것과 달리, 엔비디아와 테슬라,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 ETF는 수익률과 수익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들은 모두 올해 들어 국내에서 미국주식 거래량과 순매수액 상위권을 휩쓴 종목들이다.

테슬라는 최근 주가(214.11달러)가 평균매수단가 217.41달러보다 낮아 M7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평균매수가(85.05달러) 대비 40.35% 수익률을 거뒀으나 올해 들어 주가가 148% 폭등한 데 비춰보면 저조한 성적이다.

SOXL ETF는 평균매수단가가 38.17달러로 현 주가(38.79달러)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손실 투자자 비중을 보면 이들 3개 종목은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가가 35∼50%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엔비디아는 손실 투자자 비중이 34.6%였으며 SOXL ETF는 46.0%, 테슬라는 48.9%에 달했다.

역방향 레버리지 ETF인 ‘SOXS’와 ‘SQQQ’는 투자자의 94∼95%가 손실 상태였다. 두 ETF는 각각 미국 ICE 반도체 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방향성과 타이밍을 모두 정확히 예측하고 진입해야 하는데 이는 전문 투자자에게도 매우 어려운 영역”이라며 “서둘러 수익률을 따라잡으려고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분할 매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