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에게 폭행 당해 식물인간이 된 B씨의 건강했던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중학교 동창생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2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1심 보다 무거운 징역 17년을 구형했다. 피해자가 사실상 사망에 준하는 상태인데다 피고인이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검찰은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양진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0)씨의 상습특수 중상해 혐의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는 A씨에게 중상해 혐의만 적용해 징역 8년을 구형했으나 법리 검토를 통한 공소장 변경을 거쳐 구형량을 큰 폭으로 상향했다.
검사는 “피해자는 현재 식물인간으로 회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 남은 수명이 3∼5년으로 예상된다”며 “피해자가 사실상 사망에 준하는 상태에 있는 만큼, 피고인의 범행 결과는 매우 중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의 정신·육체·경제적 고통은 영원할 수밖에 없는데도 피고인은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참작해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A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양형 가중 사유인 범행의 상습·특수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며 선처를 구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2018년 상해죄를 저질렀으나 이후 범행은 모두 단순한 폭행이었다”며 “이들 폭행 또한 주변에서 바라거나 상대방에 의해 유발된 것인데 이를 상습적이라고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으로 ‘특수’라는 개념도 움직일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범행했을 때 성립하는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부딪힌) 테이블이 그곳에 우연히 있었던 것이지 피고인이 그것을 움직였다거나 휴대·소지해 가격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수감 중이라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복구를 못하고 있지만, 사회에 나가게 되면 꼭 회복을 돕고 싶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피해자인 아버지는 이날 재판을 마치고 퇴정하는 A씨를 향해 욕설했다가 법정 경위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2월6일 친구들과의 여행 도중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씨를 폭행하고 테이블 쪽으로 내던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이 폭행으로 목을 크게 다쳐 의료진으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고 식물인간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는 상태다.
A씨는 1심의 징역 6년 선고에 대해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검찰은 ‘더 무거운 형을 내려달라’면서 각각 항소장을 낸 상태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달 18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