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인원 늘리는 정관 변경안은 부결
형제 측과 3인 연합 측 5대5로 동수
신동국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한미약품그룹 개인 최대주주이자 모녀측과 손을 잡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에 선임됐다. 다만 이사회 임원을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은 부결되면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과 3인 연합(모녀·신 회장) 측 5명씩 동수를 이뤘다. 이로써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 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애초 오전 10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대리 위임장 집계 및 중복 위임장 확인 등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오후 2시 30분이 돼서야 개최됐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오전 9시 40분경 행사장에 입장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신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대리의결권을 행사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28일 서울 잠실 교통회관에서 열린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편 지난달 22일 기준 한미사이언스가 발행한 주식의 총수는 6839만1550주이며, 이 중 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자기주식 6767만7844주를 제외한 6771만3706주이다. 금일 총회에 출석한 주주의결권이 있는 주식 수는 5734만864주로, 이는 의결권이 있는 총 주식수의 84.68%에 해당해 보통 및 특별결의사항 요건을 갖췄다.
이 날 첫 안건으로 올라온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안은 부결됐다. 출석 의결권(5734만864주)의 57.89%인 3320만3317주만 찬성표를 던졌다. 정관변경을 위한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해서다.
다음 안건으로 올라온 신동국 회장의 이사 선임안은 가결됐다. 출석 의결권 중 57.86%인 3318만8984주가 신 회장의 이사 선임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합류하게 된다. 이사 선임안은 보통 결의 사항으로 절반의 찬성으로 가능해 3자 연합이 확보한 지분으로 충분히 가결이 전망됐다.
이로써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형제 측 5명, 3인 연합 측 5명으로 동수를 이루게 됐다. 그룹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3자 연합의 우호 지분이 33.78%로 형제 측(25.62%)을 앞선다. 여기에 가현문화재단(5.02%)과 임성기재단(3.07%)이 3인 연합을 지지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지난 26일 중립을 선언하고 임시 주총 당일 찬반 투표 비율대로 보유 지분을 나눠 행사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지분은 23.25%이다.
한편 이사 선임이 확정 후 신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한미그룹의 오랜 최대주주로서, 지금까지 회사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 왔다”며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분수령은 다음달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이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한미사이언스 제안으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신 회장에 대한 이사 해임안과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임 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