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2천달러대로 후퇴…”몇 주간 더 하락 가능”

지난주 낙폭 4개월만에 최대…미 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투심 위축

비트코인 하락
[EPA=연합]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지난주 큰 폭으로 하락한 데 이어 23일(미 동부시간 기준) 9만2천달러대로 미끄러지며 약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향후 몇 주간 더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8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12% 내린 9만2천523.6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주일 전인 지난 16일 오후 3시의 10만6천637달러에 비해 약 13% 하락한 가격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지난 일주일간 낙폭은 지난 8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런던 시간을 기준으로 이날 오전 10시까지 7일간 비트코인 가격이 9.5% 하락했다면서 지난달 6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지코인을 포함한 전반적인 가상화폐 시장 지표는 지난 한 주간 약 12%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화폐 규제 완화 기대로 강한 상승세를 탄 비트코인은 지난 17일 사상 최고가인 10만8천300달러대를 찍었다. 하지만 다음 날인 18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른바 ‘매파적’ 발언 이후 상승세가 크게 꺾였다.

연준은 내년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횟수를 기존 전망치보다 줄여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으며, 파월 의장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과 관련해 “우리(연준)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연준의 이런 발표 내용으로 당일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5%대로 급등했다. 통상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가상화폐나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는다.

지난 19일 10만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비트코인은 20일 9만2천달러 초반대까지 내렸다가 22일 9만9천달러대로 반등했으나, 이후 이틀간 다시 미끄러져 9만2천달러대로 후퇴했다.

가상화폐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이런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아벨로스 마케츠의 트레이딩 책임자 션 맥널티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기록적인 자금 유출이 일어남에 따라 단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팰컨엑스의 가상화폐 연구 책임자 데이비드 로원트도 “(장기적인) 상승 궤적을 앞두고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가격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말이 다가오면서 (자금) 유동성이 낮은 환경이 더 큰 (가격)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트와이즈의 연구 책임자 안드레 드라고시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세 등 거시적인 지표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 투자자들이 “앞으로 몇 주 동안 더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비트코인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지속적인 순풍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하락장이) 흥미로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북한 해커들이 거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보안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이탈해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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