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전차 사우디 1억弗 깜짝수출 중동으로 전선 넓히는 K-방산

K-방산, 트럼프 2.0 대표 수혜 업종
“계엄사태 리스크…여야 협력해야”


국산 재래식 무기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사실상 처음으로 국산 전차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우선주의 안보를 강조하는 트럼프 2.0 시대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K-방산이 중동 지역에서도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한국이 사우디에 수출한 ‘전차와 그 밖의 장갑차량(이하 전차)’ 규모는 1억1573만달러(약 1690억원)다. 이는 전년(1459만달러) 대비 7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계약 규모·단가 등을 고려하면 제대로 된 사우디 전차 수출이 지난해 처음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605만달러 ▷2022년 1729만달러 등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한국이 전차를 수출한 사례는 폴란드가 유일하고, 사우디는 구체적으로 발표된 수출 건은 없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사우디 측 요청으로 세부 사항은 비공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별 전차 수출 규모를 보면 폴란드에 이어 사우디가 두 번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폴란드에 수출한 전차 규모는 10억7680만달러(한화 약 1조5732억원)로, 전년 대비 195%가량 늘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국내 방산 업체들의 입지가 넓어지기 시작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안보를 강조하는 트럼프 정권에선 국가별 자주 국방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과정 교수는 “중동은 국가 간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한국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수출 주요 권역”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K-방산에 대한 중동 국가들 관심은 커지고 있다. 사우디 국가방위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K2 전차 등을 투입한 육군 훈련 현장을 참관했다. 앞서 사우디는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양산하는 탄도탄 요격 미사일 체계 천궁-II 10개 포대를 도입했다. 이밖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이라크에 수리온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수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 장기화하고 있는 비상계엄 사태가 중동 수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원준 교수는 “현재의 대통령 직무대리 상태에선 여야 협의체를 구성해 중동 국가들에 현재의 불안정한 정치적 문제를 잘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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