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나의 완벽한 비서’ 첫 방송 이후 주가 급등
‘별들에게 물어봐’ 2% 시청률에 주가 하락
증권가 “CJ ENM, 티빙과 웨이브 합병 진전이 중요”
[tvN ‘별들에게 물어봐’(왼쪽) 포스터와 SBS ‘나의 완벽한 비서’(오른쪽) 포스터. 각 사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새해 방송가의 사활을 건 첫 드라마 대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팽팽한 긴장감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벌써부터 승패가 명백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초반 승자는 SBS다. SBS는 지난 3일 한지민과 이준혁 주연의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로 새해 포문을 열었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첫 방송과 함께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타며 3회 차에 벌써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 지난 주말엔 11.3%로 웃으며 마무리했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일에 몰두하며 살아온 헤드헌팅 회사 최고경영자(CEO) 강지윤(한지민)과 그녀를 완벽히 보좌하는 비서 유은호(이준혁)의 밀착 케어 로맨스물이다.
시청자들은 뻔한 로맨스가 아닌 평소 드라마화되지 않았던 생소한 헤드헌팅 세계의 모습과 두 주연의 연기력과 케미에 호평 일색이다.
관련해서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SBS는 드라마 첫 방송 이후 첫 거래일인 6일 주가가 4.16% 급등했다. 새해 이후 주가 상승률 또한 13.14%로 오름세다.
반면 하루 늦게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주말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아쉬운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해당 드라마는 500억원의 제작비와 오랜만에 컴백하는 이민호와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사실에 기대감이 컸다.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 정거장에서 일하는 우주인과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하지만 시청률 3.3%로 시작해 2회에 소폭 오르더니 2주 차부터 2%대로 하락했다. 이에 제작사 CJ ENM 주가도 하락세다.
특히 시청률이 2%대로 하락하자 다음날 주가는 4.07% 하락했다. CJ ENM은 최근 1개월 사이 14% 하락했으며 올해 들어 0.73% 하락했다. 상승세인 SBS와는 다른 모양새다.
앞서 두 방송사는 각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의 ‘합병’으로도 엇갈린 주가를 보였다. 지난달 20일 SBS가 세계 최대 OTT인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다.
SBS는 내년부터 6년간 넷플릭스에 신작 드라마와 신작 예능·교양프로그램, 구작 프로그램 등을 공급하는 내용으로 콘텐츠 공급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히자 주가가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소식이 들려온 다음 날엔 주가가 전장 대비 30% 상승해 상한가인 2만6000원을 달성했다. 이후 소폭 하락한 주가는 ‘나의 완벽한 비서’가 시작된 새해 다시 상승하더니 최근엔 2만5000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SBS는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 이후에도 웨이브와 동시 국내 전송되고 있어 큰 유통 매출이 예상된다”며 “디즈니 판매작도 하반기에 집중돼 상반기보다 하반기, 그리고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SBS와 넷플릭스의 계약 소식에 티빙과 웨이브 합병으로 토종 OTT로서 몸집을 키우던 CJ ENM은 역풍을 맞았다. 지난달 20일 앞서 이야기한 SBS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 계약 소식에 CJ ENM 주가는 전일 대비 주가가 2.14% 하락한 5만9400원에 마감한 데 이어 23일엔 전장 대비 0.17% 소폭 하락해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후 새해 점차 반등하던 CJ ENM 주가는 ‘별들에게 물어봐’가 최저 시청률을 찍은 다음 날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다시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는 CJ ENM의 상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신은정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SBS가 넷플릭스로 떠나버리며 투자 매력이 소폭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올해 실적 개선 전망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우려가 선반영됐고 향후 드라마와 다큐 그리고 영화 등에서 실적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 진전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봤다. 김 연구원은 “이번 이슈가 통합 플랫폼의 의의 자체를 해치진 않지만, 그로 인해 티빙에 SBS의 작품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