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4구역 품은 삼성물산 개포서 현대와 2차전 예고

‘1.6조’규모 강북재개발 최대어 시공
개포6·7단지 1.5조사업도 격전 전망


업계 1·2위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한남동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은 강남구 개포 6·7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설욕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교회에서 총회를 열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투표자 1026명 중 삼성물산에 투표한 조합원 수는 675명으로 동의율 65.7%를 기록했다.

한남4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약 16만㎡를 재개발해 지하7층~지상22층, 51개동, 총 2331가구의 아파트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1조6000억원에 달하고 일반분양 물량도 많아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혀왔다.

삼성물산은 수주전 초반부터 최근 정비사업에서 보기 힘든 파격적인 금융조건을 내걸어 화제를 모았다. 조합원 분담금 상환을 최장 4년 유예하고, 최저 이주비 12억원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 전까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중 최대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고, 추가 공사비 증가분 650억원 선반영 등의 조건도 내걸었다. 총 3조원 규모의 전체 사업비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78% 고정금리로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이라는 단지명과 함께 조합원 1166명이 모두 한강 조망을 확보하는 설계안도 제시해 조합원의 눈길을 끌었다.

삼성물산은 곧바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6·7단지 수주에 뛰어들어 현대건설과 다시 맞붙을 예정이다. 개포주공6·7단지 아파트는 1983년에 준공된 42년차 노후 단지로 개포동 ‘마지막 노른자 땅’으로 불린다. 정비사업을 통해 개포동 185 일대 11만6682㎡ 용지에 지하 5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2698가구를 짓는다. 연면적은 56만2341㎡이며, 예상 공사비만 1조5139억원에 달한다. 3.3㎡당 공사비는 89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 대형건설사의 정비영업 관계자는 “개포6·7단지는 앞서도 두 회사가 크게 공을 들여놓은 곳”이라면서 “대형 빅매치가 곧바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개포에서 두 회사는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미 많은 단지의 시공을 맡았다. 특히 개포 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의 첫 적용단지다.

현대건설은 개포 주공 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 3단지(디에이치 아너힐즈), 8단지(디에이치 자이 개포)를 지었고, 삼성물산은 개포시영(개포 래미안 포레스트), 2단지(래미안 블레스티지)를 시공했다.

다만 삼성물산이 송파구 잠실우성1·2·3차 시공사 선정에 뛰어들 예정인데, 강남 대형단지 두곳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치를 ‘화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입찰 마감은 3월 12일이고 이달 21일 현장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영상·홍승희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