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재정적 제약 대안 추진
경제장관회의서 국회 제출 예정
우리금융, 동양생명 인수 절차따라 진행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올해부터 앞선 기준금리 인하분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첨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은행에 별도의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김벼리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달 월례간담회에서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지적한데 이어 반도체 등 첨단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은행 내 별도의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산업은행 내 별도의 기금을 통해 첨단 주력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산업 경쟁력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운을 떼고는 “산은이 반도체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출자를 받아 작년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할 계획이지만 대출만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대규모 보조금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재정 여건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에 따른 재정적 제약, 대출 프로그램이 가지는 원가경쟁력 제약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 투자해 주는 것”이라며 “공장을 지을 때나 시설 투자를 할 때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회사와 정책금융의 투자가 같이 갈 수 있으면 대출보다는 낫고 보조금을 못 주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설명에 따르면 산은이 자체 계정으로 투자하게 되면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산정 때 위험가중치가 400%에 달해 한계가 있어 이를 보조하기 위해선 출자가 커야 한다. 이에 별도 기금을 설치·운영해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김 위원장은 “이는 산은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관계부처와 협의를 마치면 산업경쟁력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 방안을 발표하고 국회에 제출해 최대한 빨리 지원책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지원 산업 및 조달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3월 중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과 관련해 절차에 따라 심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이 신청서를 제출했으니 절차에 따라 심사할 것”이라며 “예단하고 심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실태평가 등급 결과가 남아 있고 기한은 60일이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 2등급 이상을 받아야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업비트 제재와 관련해선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21일) 업비트 제재 심의가 처음 열렸다”면서 “신중하고 엄밀한 논의에 따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가 영향을 받거나 불안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리자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FIU는 현재 업비트의 고객확인제도 위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에 제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또 MG손해보험 매각에 대한 노조 반발과 관련해 “부실금융기관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이냐, 특히 보험계약자 보호와 회사의 경영 정상화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매각이 최선의 대안이라는 판단 하에 매각을 주선하고 절차를 진행해 왔다”면서 “선택지가 남아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 인식하면서 예금보험공사와 회사 또는 노조가 이 문제를 접근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은희·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