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늘려도 이미지 왜곡 無” ‘투명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봉 박두

- KIST-서울대, 이미지 왜곡없는 ‘투명 스트레처블 기판’ 개발


이번 연구결과 모식도.[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탄성을 지닌 디스플레이 소재는 자유롭게 펼치고 구부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소재의 한계로 인해 화면이 일그러지거나 착용감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처럼 피부와 밀착되는 전자 제품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과정에서 주름이 생기거나 피부를 당겨 착용감과 성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손정곤 박사팀과 서울대학교 홍용택 교수팀이 공동으로 ‘푸아송 비’를 극적으로 낮춘 ‘나노구조 정렬 스트레처블 기판’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푸아송 비를 낮추면서도 투명성을 유지해, 화면 왜곡과 빛의 산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두 가지 핵심 아이디어를 결합해 이번 성과를 달성했다. 첫 번째 아이디어로, 고분자 블록이 연결된 블록 공중합체를 활용해 내부 나노 구조를 정렬했다. 이 블록 공중합체는 딱딱한 ‘폴리스티렌(PS)’과 부드러운 ‘폴리부틸렌(PIB)’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한 방향으로 배열하면 인장 방향과 수직 방향의 탄성 차이를 극대화해 수축을 감소시킬 수 있다. 기존 탄성체의 푸아송 비는 0.4~0.5 정도인데, 연구진은 늘리는 방향에서도 기판 수직 방향 수축이 거의 없고, 화면 왜곡도 크게 줄어든 푸아송 비 0.07 이하로 낮췄다.

두 번째 아이디어로는 나노 구조를 기판 전체에 고르게 정렬하기 위해 전단압연(Shear-Rolling) 공정을 도입했다. 이는 고온 상태에서 롤러와 스테이지 간 속도 차이를 이용해 균일한 전단력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 공정을 통해 두꺼운 기판에도 나노 구조가 투명도를 저하시키지 않고 안정적으로 정렬되었다. 실험에서는 기판의 가로방향으로 50% 이상 늘렸을 때도 세로 방향 수축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기판을 실제 소자에 적용해 픽셀 배열 변화를 관찰했다. 기존 탄성체 기판은 50% 늘리면 픽셀 간 간격이 들쭉날쭉하거나 세로 픽셀이 붙는 왜곡이 발생했다. 반면, 나노구조 정렬 기판은 픽셀이 고르게 배열되어 이미지가 깨지지 않고, 주름이나 거친 표면이 생기지 않아 투명도도 유지됐다.

개발된 새로운 스트레처블 기판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기기,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소재로 사용될 전망이다.

손정곤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나노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여 왜곡이 없으면서도 완전하게 투명한 스트레쳐블 기판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단압연 기술은 대량생산과 산업화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 이 기판을 활용하여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를 전사하여 인장 시에도 왜곡 없는 실제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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