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인플레이션 지난 미국, 올해 경제 상승 전망”
“트럼프 2기 미국 소비재 기업엔 오히려 호재”
비제품 서비스 기업·의류 섹터 주식 매력도 ‘충분’
향후 소비 주체는 MZ···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겨냥한 ETF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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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직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팀 선임매니저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주식 시장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른다’는 격언처럼 올해 오르는 시장은 미국 소비 섹터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모두 인플레이션을 잡고 고용을 늘리는 게 목표기 때문이죠. 결국 트럼프는 미국 소비자 보호가 우선입니다.”
현재 세계 경제의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이다.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관세는 한 국가가 수입 또는 수출되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이기에 각국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른 국가들도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면 이는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뻗어나간다.
이에 투자자들은 관세 영향이 적은 ‘틈새시장’에 주목한다. 양승직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팀 선임매니저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성장성이 높은 소비재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을 지나오며 미국 경제는 크게 휘청였다. 특히 미국이 시장에 유동성을 과하게 풀자 이는 유례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미국은 2021년부터 최근까지 역사적으로 찾기 힘든 인플레이션을 겪어왔다”며 “이후 세계의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와 OPEC(석유수출국기구) 종주국 중 하나인 러시아 간 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자 미국 소비자들은 가만히 있어도 음식료와 에너지 인플레이션 급등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 시절 증가한 불법 이민자 수와 이에 따라 발생한 주거비 인플레이션 또한 미국의 경제 부침을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정권을 잡은 지금이 ‘미국 경제엔 기회’라고 봤다.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트럼프 2기에서는 앞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이나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생각보다 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고려하더라도 주가가 현재 가장 저렴한 상태인 소비재는 향후 주가 매력도가 높다”고 봤다.
실제로 트럼프의 이번 관세 발표 성명문을 보면 지난 행정부 때와 달리 중국과의 불공정한 무역 관계 얘기가 없다. 불법이민자와 펜타닐 유입 문제 위주인 성명문은 관세가 협상카드로 쓰일 가능성을 높인다.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불법 이민자 추방이 되레 인건비 인플레이션을 불러오면 소비자 임금은 인상되고, 누군가는 더 지출할 이는 다양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 중 결코 부정적인 내용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올해 미국 주식 시장이 좋은 이유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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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직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팀 선임매니저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미국의 소비자를 전방에 두고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무역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펀더멘탈을 보고 성장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중에서도 소비재 기업이 올해 호재라고 판단했다.
그는 “소비재 안에서도 무역 분쟁 관련해 노출이 많이 되는 회사가 있고 안 되는 회사가 있다”며 제품을 만들지 않는 서비스 회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에 따르면 서비스업·이커머스·결제 플랫폼·넷플릭스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처럼 관세 영향이 없는 비제품 소비 섹터가 주목받을 전망이다.
양 매니저는 “소비재 중에서도 중국 생산의존도가 적은 의류 산업에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의류 기업들은 2018년 무역 전쟁을 맛보고 동남아나 동유럽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한 경우가 많다”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을 긍정적으로 봤다.
따라서 “의류섹터는 타격이 별로 없을 것이며 주가가 내린다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기회로 봐야한다”고 전했다. 그는 관련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의 의류 기업으로 On Sports 브랜드를 보유한 스포츠웨어 기업인 On Holdings를 꼽았다.
우리네 생활과 맞닿아 있는 소비재 기업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렇다면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지점은 어떤 게 있을까.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소비 주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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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직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매니저 제공] |
그는 “앞으로의 주 소비층은 MZ(밀레니얼+Z세대)세대”라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발달로 상대적으로 소비 트렌드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 이들은 X세대 대비 ‘취향 소비’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요즘 소비자들에겐 대중적인 브랜드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브랜드 충성도 또한 높지 않다는 것이다.
양 매니저는 “미국 MZ는 앞으로의 경제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소비 성향이 강한 만큼 소비 트렌드 변화도 매우 빠르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투자 역시 빠르게 액티브로 접근하는 방식을 추천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소비자 관련 기업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TIGER 미국소비트렌드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를 18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ETF는 소비트렌드를 쫓는 대안데이터를 활용, 성장하는 기업 위주로 변화하는 MZ소비에 맞춰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전략이 특징이다.
그에 따르면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두고 나스닥 지수에 속한 100개 기업의 평균을 낸 결과 1년 매출 증가율은 약 10%·EPS(주당순이익)는 17%인 것에 비해, ‘TIGER 미국소비트렌드 액티브 ETF’에 편입된 주요 소비재 관련 기업들의 평균 매출 증가율은 20%·EPS 또한 3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ETF 순자산은 13일 기준 47조1707억원으로 1년새 161% 증가했다. 이처럼 해외 자산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양승직 선임매니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금리는 결국 하락할 것이기에 올해가 투자기회”라면서 “올해 미국 소비는 반등할 것이므로 투자를 다변화하고 싶다면 소비재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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