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SPA 경쟁 치열…차별성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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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 명일점 [탑텐 제공]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탑텐이 주춤하고 있다. SPA(제조·유통 일원화) 브랜드의 경쟁 심화 속에서 유니클로의 인기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의 지난해 하반기(6~12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 감소했다. 매출은 약 1억원 감소한 795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387억원으로 7.9% 줄었다.
특히 탑텐, 올젠, 지오지아 등이 속한 패션사업부의 작년 하반기 영업이익은 482억원이었다. 전반기 대비 21.8% 감소한 수치다. 패션사업부 하반기 매출 역시 6035억원으로 0.6% 줄었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탑텐은 2019년 7월 시작된 ‘노재팬(일본 불매운동)’ 영향으로 유니클로를 제치고, SPA 업계 1위에 올랐다. 그 결과 2023년 회계연도(2022년 7월~2023년 6월) 14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4년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부터 실적이 꺾였다.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15.2%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영업이익이 20%대 감소세를 보이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고물가 속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여파가 컸다. 이랜드 ‘스파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 브랜드로 수요가 분산되며 신성통상은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스파오와 에잇세컨즈의 매출은 6000억원,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연매출만 보면 1조원에 육박하는 탑텐이 아직 앞서고 있지만, 스파오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무엇보다 유니클로의 회복세가 결정적이었다. 국내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매출은 1조602억원으로 15.0% 증가했다. 1조원대 매출 달성은 6년 만이다. 영업이익 역시 1489억원으로 5.4% 늘어났다. 오프라인 매장도 확대 중이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9~111월 6곳을 추가해 총 132개로 늘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협업 제품과 디자인을 앞세운 유니클로에 대한 인기가 많아지면서 차별성이 토종 SPA의 최대 과제가 됐다”며 “올해도 고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PA 브랜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