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아래 서울 아파트 46%→20%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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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15억원을 초과하는 수도권 아파트 거래의 비중이 최근 2년 사이 급증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그 비중이 23.8%로 4채 중 1채꼴 수준으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내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일부 회복되면서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렸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했다고 풀이한다.
18일 부동산R114은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15억원 초과 수도권 아파트 거래 비중이 2022년 하반기 2.5%에서 지난해 하반기 7.8%로 2년 사이 3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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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액대별 서울 아파트 실거래 비중 추이. [부동산R114 제공] |
지난해에는 총20만1491건 수도권 아파트가 매매됐는데 이 중 하반기에는 9만9634건이 거래됐다. 이 시기 아파트 매매 계약 건을 금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6억 이하(56.3%) 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비중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6억 초과~9억 이하(22.1%) ▷9억 초과~12억 이하(8.9%) ▷15억 초과(7.8%) ▷12억 초과~15억 이하(4.8%) 순으로 거래 비중이 높았다.
주목할 점은 15억원 초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2022년 하반기 2.5%에서 지난해 하반기 7.8%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2022년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는 10채 중 8채(78.5%)가 6억원 이하로 거래됐으나 2년 새 거래 비중이 56.3%로 22.2%p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하반기 서울 6억 이하 아파트 매매건수는 전체 거래의 46.3%를 차지했지만 이후 4개 반기 연속 거래 비중이 줄었다. 이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20.4%까지 감소했다. 같은 기간 15억 초과 아파트는 13.7%에서 23.8%로 비중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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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 구간별 거래비중. [부동산R114] |
부동산R114은 “지난해 하반기는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을 비롯해 가계부채 관리 방침으로 인한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된 시기였으나 지역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급지 위주로 자금력을 갖춘 수요층이 매수를 이어갔다”면서 “이 때문에 15억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이 20%대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2022~2023년은 주택경기 침체로 수도권 집값이 약세 흐름을 보이며 중저가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이뤄졌다면 2024년은 서울 강남3구 및 경기 성남, 과천 등 ‘15억이 넘는 똘똘한 한 채’로 거래가 집중됐다는 의미다. 부동산R114은 주택시장 변동성에도 비교적 안정적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고가 아파트를 대출 의존도가 낮은(자금 여력을 갖춘) 수요층이 적극적으로 거래한 것으로 해석했다.
또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고 대출규제 기조 속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의 매수 관망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R114은 “수도권 유망지역을 비롯해 지난 13일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역 내 대형 단지들의 거래 제한이 풀리면서 15억 초과 아파트의 매매거래 비중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