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수수료에 우는 가맹점주들…치킨업계 ‘특단책’ 통할까

26일 시행 ‘배민 상생안’ 불만 목소리
자영업자 “배달앱 수수료 가장 큰 부담”
치킨업계 자체앱 강화…할인 등 고객 유치


서울 서초구의 한 건물 앞에서 배달 노동자가 음식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자영업자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사 앱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배달앱 의존도를 낮춰 가맹점주 부담을 줄이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오는 26일부터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통해 타결된 배달 수수료 방안을 적용한다. 현재 9.8%인 수수료를 업장의 매출 규모에 따라 차등 인하하는 것이 골자다. 매출 상위 35%까지는 7.8%, 35~80%는 6.8%, 하위 20%는 2%다.

자영업자 단체는 요금제 시행을 앞두고 하위 20% 매장만 혜택을 체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배달의민족이 하위 50% 매장에 배달비 1900~2900원을 적용하지만, 중개 수수료를 고려하면 오히려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배달 수수료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도 나온다. 새 수수료 방안에 따르면 매출 상위 35% 업주는 주문 금액이 2만5000원을 넘어야 부담이 줄어든다. 2만원에 육박하는 치킨 1마리를 팔면 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친 부담이 지금보다 커지기 때문이다.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치킨 가격을 올리거나 2마리를 팔아야 한다. 2만5000원은 배달의민족이 책정한 평균 주문 금액 기준이다.

배달앱 수수료는 자영업자의 가장 큰 부담이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였다. 배달의민족 차등 요금제가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보는 점주는 26%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맹점주의 배달앱 수수료 부담 절감에 나섰다. 특히 배달 주문량이 많은 치킨업계는 자사 앱을 통한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가맹점주가 배달앱 대신 자사 앱을 이용하면 플랫폼에 내는 중개 수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먼저 bhc는 이날부터 자사 앱에 멤버십 회원제를 적용한다. 멤버십을 통해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면서 자사 앱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bhc관계자는 “배달앱 수수료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앱을 강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치킨과 BBQ도 자사 앱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누적 회원수는 2022년 400만명에서 지난해 620만명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자사 앱 주문 비중은 전체 중 약 13%로 전년 대비 3% 올랐다. BBQ도 자사 앱 회원 400만명을 확보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한 관계자는 “자사 앱을 통한 주문 비율을 높이면 가맹점주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본사가 주관하는 할인 행사 등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매출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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