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보다 발 편한 게 최고’…달라진 신발지형도

유명제품 인기↓, 일상활용도 중요
개성있는 한정판 협업제품 큰 인기


걸그룹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컨버스 모델로 신발을 착장한 광고 컷 [컨버스 제공]


신발 브랜드의 지형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돌풍을 끌었던 브랜드의 인기가 꺾인 반면 디자인과 기능성을 잡은 브랜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개성 있는 한정판과 협업 제품을 전개하는 브랜드도 인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발 브랜드 ‘컨버스’는 최근 네이버와 에이블리 플랫폼 등에 공식 입점했다. 진품을 보장하는 공식 판매채널을 확대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는 취지다. 무엇보다 매출개선이 필요한 만큼 월간 이용자 수가 많은 주요 이커머스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컨버스는 자체 온라인 스토어를 비롯해 무신사, ABC 마트, 폴더 매장 등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했다.

컨버스는 한때 국내 신발시장에서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에 맞물려 매출이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컨버스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023년 6월~2024년 5월) 기준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한 뒤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22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매출은 747억원으로, 전년 동기(845억원) 대비 11.6% 감소했다.

업계는 매출감소 이유로 트렌드 변화를 꼽는다. 그간 컨버스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아디다스’다. 네이버 한정판 거래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지난해 상·하반기 스니커즈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다. 삼바를 비롯해 가젤, 스페지알 등 모델이 기본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러닝 열풍에 힘입어 밑창이 딱딱한 컨버스와 달리 ‘발이 편한’ 신발이 인기를 끄는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예전보다 러닝화의 디자인 수준이 올라 일상 활용도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온러닝, 호카 등 브랜드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잡으며 호평을 받았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한 이커머스에서 인기 브랜드를 들여오며 구매 진입 장벽도 낮추자 시너지는 더해졌다.

협업 기반의 한정판 제품을 보는 소비자 눈도 높아졌다. 혁신 없이 찍어내듯 나오는 한정판 제품은 오히려 독이 됐다.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반면 뉴발란스, 아식스 등 기존 주요 브랜드는 다양한 협업 한정판 상품이 고가에 거래되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나이키는 한때 래플(추첨)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나이키코리아의 지난해 회계연도(2023년 6월~2024년 5월) 매출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2조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3%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진 브랜드 등 소비자 선택지가 다양해지면서 개성이 없는 브랜드는 과거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러닝 붐이 일면서 기능성과 디자인을 갖춘 신발도 큰 인기”라고 말했다. 전새날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