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폴란드서 ‘K9 유저클럽’ 개최
에스토니아와 ‘천무’ 논의 급물살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해 유럽 시장 내 ‘K-방산’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에 가하는 방위비 압박이 커지며 방산 시장이 대목을 맞은 가운데, ‘세계 시장 1위’ K9 자주포 등 수출 효자 품목의 시장 개척이 잇따를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K9 유저클럽’은 4월 폴란드 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를 도입해 운용 중인 나라들이 운용·유지보수·훈련체계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열리는 모임이다. 2022년 4월 처음 시작돼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각 운용국에서 돌아가며 주최하고, 한화 측이 행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K9를 중심으로 하는 군사정보 공유 협의체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사용국이 아닌 나라도 ‘참관인’으로 참여할 수 있어 미래 협력을 도모하는 홍보의 장이란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K9 자주포는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으로, 화력 전투를 위한 긴 사거리와 빠른 발사 속도 등 성능을 갖췄다.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이 가능하며 기동성 및 생존성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한국군에만 1300여문이 납품되며 규모 경제를 달성한 것은 물론, 현재까지의 수출 규모도 1300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서대양조약기구(NATO·나토) 규격 적용 등 각국의 요구사양을 충족하는 맞춤형 자주포를 개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입증된 덕이다. 한국군을 포함해 폴란드·루마니아·에스토니아·핀란드·노르웨이·튀르키예, 중동·호주·인도 등 전 세계 10개국이 K9 자주포 운용국이다. 베트남과도 세부 조건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계약이 성사되면 공산권 국가에 첫 진입하는 사례다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 중인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의 유럽 시장 확대 여부도 관심이다. 다연장로켓은 유독 유럽에서 개발된 것이 없어, 유럽에선 미국 등 외국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기밀 유지 등으로 공식 통계는 없지만, 미국 록히드마틴의 점유율이 50%가량이며 한국이 뒤쫓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천무는 적의 공격 원점과 핵심표적을 정밀타격하는 현용 핵심 화력장비다. 전술 운용 및 자동사격제원 산출이 가능한 디지털 사격 통제 시스템으로 신속한 이동·정지·사격이 가능하다. 확산탄을 사용할 경우 300개의 자탄이 공중에서 뿌려져 최대 축구장 3배 크기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어 일명 ‘한국산 강철비’로 불린다. 업계에 따르면 에스토니아를 비롯해 유럽, 중동 등에서 K239 천무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북유럽 내 노르웨이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유럽 내에선 에스토니아와의 본격적인 논의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작년 10월부터 미국 록하드마틴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인도가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달 방한한 한노 페브쿠르 에스토니아 국방부 장관이 “K9 자주포 추가 도입과 다른 포 무기체계 도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해 K239 천무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졌다.
최근 미 군사 전문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페브쿠르 장관은 이 매체에 하이마스의 리드타임(lead time, 제품 주문부터 인도까지 걸리는 시간)과 생산 슬롯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몇 달 안에 두번째 계약에 대한 취소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의 K239 천무를 언급했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