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반등 시점에 캡틴에 쏟아진 비판…이젠 손흥민이 답할 때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부상 악몽을 떨치고 반등 모먼트를 살리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23일(한국시간) 입스위치 타운과 26라운드를 치른 뒤 27일 맨체스터시티와 2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부상 병동 탈출의 시점에서 중요한 일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내내 주전들의 잇딴 부상으로 제대로 된 스쿼드를 운용하지 못한 토트넘은 결국 FA컵과 EFL컵(카라바오컵)에서 모두 탈락하며 17년 만의 ‘무관 한풀이’가 무산됐다. 리그에서도 12위에 머물고 있어 현실적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가 유일한 희망이다. 팀이 15위까지 추락하며 성적이 최악을 달릴 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지난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5라운드 홈경기(1-0 승리)를 기점으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9개월 만에 리그 2연승을 거둔 이날 제임스 매디슨과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 수비수 데스티니 우도지, 공격수 브레넌 존슨과 윌슨 오도베르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매디슨은 복귀전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렸고 발목 수술로 12경기를 결장했던 비카리오는 복귀전에서 6차례 세이브를 달성하는 활약을 펼쳤다. 현지 언론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도미닉 솔란케, 히샬리송, 미키 반 더 벤 등 핵심 선수들이 여전히 결장 중이지만 조금씩 공백이 메워지며 토트넘에 활기가 돌고 있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이들이 “2~3주 내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부상에서 복귀해 결승골을 터뜨린 제임스 매디슨과 손흥민 [게티이미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팀이 부진 탈출의 시동을 걸 무렵 ‘캡틴’ 손흥민에게 경기력과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올시즌 공식경기에서 10골 8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입단 후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프리미어리거 출신 제이미 오하라는 “토트넘은 리버풀, 아스톤 빌라전에서 경쟁력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팀에는 투지도, 열정도, 리더십도 없었다”라면서 “리더십 부재는 감독과 주장에게서 비롯된다.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에 걸맞는 주장이라고 볼 수 없다”며 손흥민을 공개 저격했다.

리버풀 레전드 필 톰슨은 “토트넘 선수들이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인다. 더 이상 포스테코글루 감독 말을 듣지 않는 것 같다. 가장 큰 문제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올해 토트넘의 모든 문제를 보여주는 선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팬들은 올시즌 경기력이 기대에 못미치는 가장 큰 원인이 주전들의 부상 공백 속 무리한 출전 강행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풋볼런던도 20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올시즌 최고의 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출전시간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은 올시즌 토트넘이 치른 40경기 가운데 34경기에 출전했다. 나머지 6경기는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다. 34차례 출전 중 30차례는 선발로, 나머지 4번은 교체로 출전했다”며 체력 비축을 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후 손흥민을 끌어안고 격려하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게티이미지]

특히 풋볼런던은 “유로파리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을 로테이션하고 1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기회로 여겼다. 비주전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며 “하지만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주전들의 부상과 승점 확보 때문에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에 대한 외부의 비판에 “최근 두 달 동안 11명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탓에 다른 주전 선수들이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사실에는 관심이 없고 누굴 탓할지만 찾고 있다”며 “손흥민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나? 손흥민이 착해서 문제인가? 나는 그의 리더십에 대해 단 한 번도 불만을 가진 적이 없다”며 캡틴을 향한 힐난을 맞받아쳤다.

복귀전서 결승골을 터뜨린 매디슨도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함께한 사진을 올리며 “My captain(나의 주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게시하고 손흥민을 향한 굳은 신뢰를 보였다.

올시즌 주전들의 줄부상과 답답한 재계약 협상 중에도 흔들림없는 리더십과 헌신을 보여준 손흥민. 이젠 외부에서 던지는 각종 물음표에 압도적 실력과 캡틴의 존재감으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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