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곳에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는 이환석 경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점심 식사 후 들린 카페에서 매캐한 냄새가 나자 직감으로 달려나가 불을 끈 경찰관들의 활약이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낮 12시 15분께 경기 과천시 중앙동의 한 상가 바깥에 쌓여 있는 폐지 더미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났다.

마침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해당 건물 1층 카페에서 후식을 즐기던 과천경찰서 경비교통과 이환석(29) 경장과 양정훈(30) 경사는 타는 듯한 냄새가 코를 찌르자 직감적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환석 경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이어 카페 밖으로 나가보니 실제 인접한 골목에 쌓여 있던 폐지 더미에서 불꽃이 치솟고 있었다.

불이 난 곳 주변에는 도시가스 배관이 설치돼 있었고 옆에는 전기자동차도 주차 중이어서 자칫 불길이 확산하면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에 이 경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카페 건물로 들어가 복도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나와 불이 붙은 폐지 더미에 소화기를 분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동시에 양 경사는 근처에 있는 과천소방서로 직접 뛰어가 화재 발생 사실을 알려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탓에 소화기 한 통을 소진할 때까지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 경장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건물 복도로 달려가 두 번째 소화기를 꺼내와 불길을 잡는데 주력했다.

마침 소방서에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리고 현장에 돌아온 양 경사가 소화기를 넘겨받아 진화를 이어갔다.

두 경찰관의 신속한 대처 덕분에 불은 약 5분 만에 대부분 꺼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잔불 정리를 마칠 때까지 건물 외벽이 일부 탄 것 외 별다른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장은 추가 피해가 나지 않도록 인근에 차량을 주차해둔 차주에게 연락해 이동 주차할 것을 안내한 뒤에야 양 경사와 자리를 떠났다.

이 경장은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경찰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