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한마리 잡아오면 25원 드려요”…포상금 준다는 ‘이 나라’

필리핀에서 뎅기열 환자가 느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마닐라 인근 애디션 힐스 지역 마을회관에서 모기를 잡아서 낸 주민이 현상금으로 받은 동전을 보여주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필리핀에서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 마을에서 모기를 잡아 오면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20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최근 마닐라 인근 만달루용시의 애디션 힐스 지역은 살았든 죽었든 모기를 잡아 오면 5마리당 1페소(약 25원)를 주는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주민들은 양동이와 컵 등 각종 용기에 모기를 담아 마을회관으로 몰려들었다. 45마리의 모기 유충을 잡은 물 주전자를 내고 9페소(약 224원)를 받은 미겔 라박(64)은 AP에 “이 돈은 큰 도움이 된다. 커피를 살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10만명 이상이 사는 이 지역은 뎅기열 퇴치를 위해 수로 등지를 청소하고 위생 캠페인을 실시했지만, 올해 뎅기열 감염이 42건으로 늘고 어린 학생 2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모기 현상금 작전을 시작한 마을 지도자 칼리토 세날은 “경보가 울렸고, 나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캠페인 때문에 생계가 절박한 사람들이 모기를 키우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중보건 전문가 앤서니 리치온은 모든 뎅기열 방지 정책을 환영하지만, 모기 현상금 캠페인은 효과가 “거의 또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필리핀 보건부 대변인인 앨버트 도밍고 박사는 “빨리 우리 주변을 청소하고 고인 물이 모일 수 있는 모든 지역을 갈아엎을수록 뎅기열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방충제와 긴소매 옷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라고 말했다.

한편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2025년 2월 초 기준 필리핀에서 최소 2만8234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다. 당국은 기후 변화로 인한 간헐적 폭우를 원인으로 꼽았다.

뎅기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리면 발생하는 질병이다. 뎅기열은 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 출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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