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맹모삼천지교 문제많다’

최근 한인 주부 박모씨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남편 직장에서 거의 1시간이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박씨는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고 강조했다. 박씨처럼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란 말에 따라 학군이 좋다면 다른 조건을 제쳐두고 이사를 결정하는 한인들이 많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아이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특히 최근 처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는 학군 만으로 주택구입을 결정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원하는 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이주를 결정하기 전에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적했다.

▶ 몇 명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며 이를 위한 교육비는 얼마나 필요한가?
 
재정 전문가들은 특히 사립학교의 경우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지만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낼시 은퇴 자금으로 준비하고 있는 금액의 상당수를 소진해야 하며 향후 자녀의 대학 학비를 마련치 못할 수 있다며 아이를 보내기 전에 재정 상담가와 만나 얼마의 비용이 필요한지 계산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만일 이런 상담을 통해 본인의 인컴이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본인의 직장은 안정적인가?
 
만일 직장이 안정적이고 향후 더욱 많은 인컴을 보장 받을 수 있다면 좋지만 만일 현재의 직장에서 본인의 미래가 불투명 하다면 현재 최대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하므로 많은 비용이 소모되는 타 지역으로의 이주는 삼가야 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지역에 거주할 것인가?
 
만일 아이가 대학에 진학하기 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좋지만 만일 2~3년 단기간 머물 경우 저렴한 비용의 렌트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학군 이외에 장점은 무엇인가?
 
만일 학군은 좋지만 주변에 본인이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이 지역은 과감히 배제해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박 씨의 경우처럼 남편의 통근에 2시간 이상이 소모되는 경우 가스값 및 차량 수리비 등 기타 부대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학교에 아시아계 자녀의 비율은
 
학교에 아시아계 자녀의 비율이 너무 낮으면 한인 자녀들의 적응이 힘들 수 있다. 아시아계 학생의 수가 30~40% 정도 되는 지역이 가장 적절하다.
 
▶아이가 적응할 수 있나
 
누구나 자신의 자녀가 어느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실례로 모 한인 학생의 경우 SAT 평균이 높기로 유명한 학교에 진학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성적이 급락했다. 주변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한 것이다. 아이의 학력수준을 정확히 판단해서 아이가 경쟁할 수 있는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것이다.
 
LA 인근에서 학군 좋기로 소문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현 거주지에 큰 불만이 없다면 우선적으로 주변의 학교를 직접 방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에이전트는 대부분의 공립학교가 학부형들에게 클래스를 오픈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석해 보면 학교의 교육 수준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즉 직접 방문해 보면 웹사이트나 주변 학부형의 조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실제 생각보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는 공립학교가 많다고 말했다.
 
만일 직접 방문 후에도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주변의 차터스쿨이나 매그넷 스쿨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들 학교들은 일반 학교에 비해 전문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단 신청자가 다수 몰리는 관계로 아이의 입학 약 1년 전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은 각 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에보내는 방법이다. 이는 일반 사립학교에 비해 적은 비용이 들고 교육의 질도 높지만 아이가 종교 행사 및 경직된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 다면 제외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듯 이 모든 상황을 고려했음에도 불구하고 타 학군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되면 그때 결정해도 늦지않다고 말하면서 한인들이 특히 선호하는 일부 학군 지역들은 특히 집값과 생활비가 높기 때문에 선택에 재차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한승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