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나의 대의는 백성앞에 놓여진 밥상의 평화”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정도전’이 주말 안방극장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지난 15일 방영된 ‘정도전’ 13회분은 시청률 16.1%(AGB닐슨코리아)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6일 방영된 14회분은 15.2%를 기록, 주말 안방극장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시청률 상승세과 더불어 스토리도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13회에서는 정도전(조재현)이 정몽주(임호)와 ‘대의‘를 놓고 언쟁을 벌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명 나라를 이용해 이인임(박영규)을 치려는 이성계(유동근)의 전략을 대의에 어긋난다며 반대한 정몽주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펼쳤다. 친구 사이지만 ‘대의’의 해석에서는 갈렸다. 정도전은 정몽주에게 ”대의가 이인임 때려잡는 것 보다 더 중요한가"라면서 “나의 대의는 백성앞에 놓여진 밥상의 평화”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14회분에서는 이인임이 이성계를 제거하기 위해 미륵사 법사와 공양주 양지(강예솔)를 잡아들여 고문을 시작했다. 이성계가 자신이 ‘미륵’이라고 알리는 요서를 꾸며 백성들에게 배포토록 했다는 허위 자백을 받아내 이성계의 생명을 끊어놓으려는 계략이었다.

이를 알아챈 포은 정몽주(임호)가 기지를 발휘해 이성계를 동북면으로 피신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이인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애꿎은 법사와 양지만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 이에 정도전이 양지를 살리기 위해 이인임 앞에 무릎을 꿇는 굴욕을 참아내면서까지 간청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양지에 대한 가혹한 고신을 보다 못한 법사가 허위 자백을 했지만, 이를 도리어 이성계 장군을 무고한 혐의로 덮어씌운 이인임에 의해 처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 두 사람. 처형장에 끌려가기 직전 백성들이 야유하며 던지는 돌덩이로 또다시 피투성이가 되어 가는 법사와 양지 앞에 정도전이 나타났다.

정도전은 돌덩이를 온 몸으로 막아선 후 그 자리에서 양지와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지가 쪼까 무서워서 그러는디, 쇤네 가는 거 끝까정 봐주실 수 있겄어라?”라는 양지에게 눈물 흘리며 그러겠다는 정도전. 그를 향해 양지는 “인자 되었구만이라. 감사하옵니다”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이름대로 착한 심성을 드러내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약속대로 양지의 최후를 지켜본 정도전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도전은 ‘아무리 임금이라도 ‘인(仁)을 해치면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한다. 잔적한 자는 임금이 아니다’는 맹자의 기록 중 ‘역성혁명’에 해당하는 글귀를 펼쳤다. “잔적(殘賊)한 임금을 죽이고 성이 다른 임금을 세우는 것. 그 것은 패륜도 찬탈도 아니다.” 그는 “설사 패륜이라 해도 찬탈이라 해도 좋다. 이젠 도망치지 않는다. 세상에 살아남아 있는 수많은 양지를 위해 고려를 죽일 것이다. 500년 묵은 이 괴물을 죽이기 위해 나도 괴물이 될 것이다”라며 역성혁명을 다짐했다.

이어지는 예고편에서 왕이 될 사람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 정도전은 왕이 될 남자 이성계를 첫 대면한다. 정도전은 혁명의 서막을 알렸다. 이제부터 새로운 나라를 건국할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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