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은 “김연아는 공인이 아니라 셀러브리티(유명인)다“라면서 “자신의 사생활을 우리에게 보여줄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디스패치의 보도 이후 후발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디스패치’의 서보현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스패치의 스타 열애 보도 기준을 알 수 있었다. 국민의 알권리와 사생활 침해라는 양면성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답변이기도 했다.
서보현 기자는 “스타의 사적인 취재는 절제를 하고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면서 “톱스타로만 취재 대상을 한정하고, 공공장소 등 누구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곳에서만 촬영한다. 이혼과 불륜은 취재하지 않는다”고 취재 원칙을 밝혔다. “스포츠인의 사생활 보도에 대해 고민이나 미안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느냐”는 MC의 질문에는 “김연아도 셀러브리티중 한 명이다. 김연아가 어떻게 (소치)올림픽을 준비했는지에 관한 보도였다”고 답했다.
김연아측이 열애사실을 보도한 디스패치에게 법적 대응을 선언한 것은 디스패치를 겨냥한 것도 있지만 그 보도 이후 다른 매체들과 블로그, SNS의 선정적인 추측성 보도와 어뷰징 기사, 글, 사진 등이 쏟아져 나오며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를 차단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스패치는 스타의 열애에 대한 명확한 보도기준을 밝혔지만, 연예인의 사적 영역에 관한 기사를 쓴다는 것은 많은 소송의 위험을 안고 있다. 연예인이건, 스타건, 사생활과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는 사실이라 해도 당사자가 적시하는 것을 원치 않으면 기사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실제 판례를 통해 더욱 공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연예매체는 스타의 사생활과 같은 사적 영역의 기사를 많이 쓴다. 살얼음판을 걷는 것이다. 인터넷과 포탈, 모바일 환경에서는 무거운 기사보다는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같은 연성 기사가 더 유리하다.
과거에는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신해철 같은 연예인은 2001년 자신이 결혼할 여성에 대해 보도한 모스포츠지에 소송을 제기해 배상금을 받아내기도 했지만, 당시만 해도 권력관계에서 연예인은 ‘을’이었고 매체가 ‘갑‘이었다. 연예인이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보도를 한 매체에 항의하면 “당신, 연예 생활 계속할 거 아니냐”고 말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스타들도 원치 않은 사생활을 기사화해 이미지가 나빠지거나 명예가 훼손된다고 판단되면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 대형 연예매니지먼트사들은 대부분 자체 법무팀을 두고 있고 이를 다루는 연예 전문 변호사도 많아졌다.
연예기사가 무겁고 진지한 방향으로 흐를 필요는 없다. 가볍고 시시콜콜한 내용을 소비하는 대중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스타의 사생활이 어디까지 보도가 가능한지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국민의 알권리냐, 사생활 보호냐라며 말따먹기식 논쟁을 펼치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자나갈 것인가? 김연아 열애 보도가 소송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는 이런 기준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장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