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진 “반항기 있고 건들거리는 역할 해보고싶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드라마에 출연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홍보하지 않은 것은 조용히 노력하고 작품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였다. 너무 알리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떠벌리는 게 부끄러웠다.”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에서 한유라(유인영)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매의 눈’으로 파헤치는 열혈 검사 유석역을 맡아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은 오상진(34)의 말이다.

그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나름대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오디션을 보고 들어갔다.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와 장태유 감독님을 만났다"면서 “당시 소속사에서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연기를 해 본 적도 없는 제가 잘 안돼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연말이라 MC에게는 바쁜 시기임에도 다 정리하고 집중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상진은 “유석 검사는 얼음장 같은 차가운 인물로 설정돼 있어서 살도 많이 뺐다. 타협 없고 차갑고 정의로운 검사로 출발해서 극이 진행되면서 인간적인 면이 추가됐다. 드라마가 수사물이 아닌 로맨틱 코미디다 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 “출연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극적 비중을 너머 전개에 개입하는 인물이라 충실히 하려고 했다. 박지은 작가와 장태유 PD가 수사용어와 법적인 측면을 놓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상진은 시트콤의 카메오를 해봤고,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진행자로 잠깐 나온 적은 있지만 다른 캐릭터로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아나운서계에서도 오영실, 임성민 두 명 정도만 있고 남자는 처음이다. ”주인공보다는 분량이 적지만 제 경력으로는 분량이 많아 부담스러웠다. 연기를 배운 게 아니고, 그때그때 캐릭터와 상황을 분석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상진은 ”연기를 적극적으로 해볼 요량은 아니었지만, ‘오디션 보러 오지 않을래’라는 제의가 왔을때 하고싶었다”고 했다. 마음속 로망이 좋은 기회로 찾아왔고. 방송진행자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어서 도전 욕구도 생겼다.

“진행은 전달력과 발음이 중요하고, 연기는 자연스러움이 생명이다. 시선도 카메라를 안봐야 하는 것과, 아나운서 톤으로 안하려고 한 것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오상진은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회가 되면 연기해보고 싶다. 많이 부족한 점을 느끼고 있지만 회사에도 연기를 배우며 트레이닝받고 싶다고 말해놨다"면서 “범생이 말고, 거친 역도 해보고 싶다. 너무 센 역할이 아니라, 반항기 있고 건들거리는 역할도 맡고 싶다. 울산에 20년을 살았기 때문에 사투리 연기도 하고싶다. 연기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어 매력적이다. 진행하면서 껄렁거릴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오상진은 ‘별그대‘에서 함께 작업한 선후배 배우들에 대한 인상기도 전했다.

“김수현은 힘들고 지쳤을때 잘 웃기고 명랑하다, 주변을 챙기다가 일단 녹화 들어가면 집중력이 좋았다. 나이로는 후배지만 배울 게 많았다.”

이어 오상진은 ”저한테 잘 맞춰 좋은 호흡(케미)를 이루게 해준 김희원 아저씨에게 고맙다. 신성록은 뮤지컬 등으로 다진 캐릭터 표현능력이 좋았다. 유인나는 동생이지만 맞붙는 신이 하나도 없어 아쉬웠다. 천송이랑도 한 신도 없어 전지현씨는 종방연에서 처음 봤다. 박해진은 자신의 페이스를 끌고가는 능력이 좋아보였다"고 전했다.

오상진은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해 좋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도록 하려고 하지만, MBC에 있을 때와는 달리, 이제는 사랑을 받아야 하는 입장인 만큼, 혼자 있을 때는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전했다.

오상진에게 본업인 진행자로서의 갈 길에 대해서 물어봤다.

“김성주 씨는 선배님이시고, 전현무는 연락도 자주 하는 동기인데, 저는 이분들에 비해 뚜렷한 진행 색깔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스스로 조심하는 스타일이라 아직 틀을 많이 못깨는 부분도 있지만 노력하겠다.”

오상진은 “어떤 진행자가 되고싶냐”는 질문에는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봤던 엘렌 드제너러스 같은 스타일이다. 재미 있으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유머러스함을 잃지않는 진행이다. 제가 카리스마가 뿜어져나오는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 진행을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오상진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영화시나리오도 쓰고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