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참 괜찮은 젊은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단지 차분한 목소리와 선한 눈매와 배역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렇게 말씀해주니 고마운데, 드라마를 통해 저를 알아가는 것도 있고 어떤 역할을 함으로써 어떤 감정을 알아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 배경의 영향이 적지 않겠죠. 남동생이 둘이나 있는 장남인 저는 어릴 때부터 남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했고, 뭔가 열심히 했던 기억은 없지만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는 집중도와 우직함은 갖추고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하다 IMF로 부모의 사업이 망해 중ㆍ고교는 인천에서 다녔다. “어린 시절이라 상처도 받았다”고 했다. 박서준은 배우로 유명해지기 전 이미 군대에 다녀왔다. 경비교도대 소속으로 청주교도소에서 복무하다 보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년 동안 연기자로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평생 살면서 경험하지 못했을 것을 경험할 수 있어 좋았어요. 처음 적응하는 데는 어려웠지만 일반 부대에 갔었다면 겪을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재소자를 열심히 관찰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어요. 검찰이 조사하는 데도 따라가고 재판 과정도 볼 수 있어 저에겐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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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그는 진심으로 사랑을 나눴지만 어쩔 수 없이 연인인 은영(한그루)과 헤어져야 했던 송민수를 연기하며 디테일한 감성들을 잘 표현했다.
“불륜의 결과가 당사자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더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저를 통해 보여준 것이겠죠. 하지만 자존감이 부족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고, 이성이 앞서는 민수도 자기 자신의 사랑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성장을 했다고 봐야겠죠.”
박서준은 처음에는 은영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 사랑하면서도 틱틱 거린다. ‘츤데레 사랑법’이다. 박서준은 “민수는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못하고 자라 애정결핍에다 표현이 서툴고 신중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죠”라면서 “하지만 성격이 좋고 살가운 한그루와의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라고 전했다.
박서준은 대선배 배우들과도 불편함 없이 대화를 나눈다. 함께 연기했던 금보라, 박정수, 김지수에게 먼저 다가가 예의도 지키면서 대화를 나누고 연기나 세상사에 관해 배우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 나이 든 선배들과 소통을 잘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제가 먼저 가서 인사를 하지 않고 대화가 없는 상태에서 대선배님을 바라보면 무섭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인사하고 몇 마디 말씀을 드리면 그분들이 좋아하고 후배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세요.”
박서준은 연기를 공부하듯이 하지 않고 일단 보이는 대로 받아들여 캐릭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연기해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19살 많은 엄정화와 로맨스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나이를 인식해야 하지만, 남녀 심리가 더 중요하죠. 나이는 설정에 불과해요.” ‘뮤직뱅크’에서 차분하게 진행하는 박서준은 엄정화와 충분히 멜로 연기가 가능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