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외면한 ‘비정상회담’…항의 빗발

[헤럴드경제=김영은 인턴기자]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이 유나이티드 항공 사건과 관련한 ‘인종차별’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방송 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있다.

지난 1일 밤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 출연자들은 얼마 전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에서 발생한 ‘승객 강제 퇴거’ 논란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방송에서 중국 대표 왕심린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승객 강제 퇴거 동영상을 언급하며 해당 사건이 ‘아시아인에 대한 명백한 인종차별’임을 주장했다. 왕심린은 “중국에서도 이번 동영상은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면서 “아시아인을 병아리 들 듯 확 끌어내렸다”고 분개했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 화면 캡처]

왕심린의 발언에 미국 대표 마크 테토는 현재 미국 내 형성된 다수의 의견을 전했다. 해당 사건이 인종의 문제라기 보다는 누구나 당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는 것.

이에 왕심린은 “객관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지만 결국 결과적으로는 ‘화이트들이 옐로우들에게’ 인종차별을 가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힘주어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 직후 ‘느닷없는 백색폭격’이라는 자막과 함께 일부 ‘백인’ 패널들의 웃는 모습이 한 화면에 담겼다. 이어 캐나다 대표 기욤 패트리는 “심린이가 좋아할 말이 있다”면서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가 하루만에 2800억원 폭락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이날 방송에서 비정상회담의 세 진행자 ‘전유성(전현무, 유세윤, 성시경)’은 왕심린의 ‘인종차별’주장에 대해 백인 미군 이야기를 꺼내며 주제와 벗어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시청자 게시판 화면 캡처]

이날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비정상회담’ 시청자 게시판에는 ‘동양인 인종차별’을 다루는 MC들과 제작진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인종차별적 요소를 가지고 있는 현안에 대해 진지한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과거 방송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토론이 진중한 분위기에서 이루어진 것과 대비된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시청자들은 “진지한 주제 다룰 능력이 없으면 다루지 말아라”, “서양 패널들 공감 못하고 한국인 세 MC는 아시아 패널들 말에 논점 흐리기나 하고”,“인종차별을 가볍게 다루고 (인종차별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사람을 비웃는 방송”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비정상회담’ 측은 ‘클립 영상’목록에서 논란이 된 부분 영상을 삭제했다.

young2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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