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컬쳐를 융합하다


-레트로페스티벌 열린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는 레트로 트렌드가 심상치 않다. ‘뉴트로 (New와 Retro의 합성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최근 미국 빌보드챠트 1위에 수없이 오르내리던 호주 팝 록밴드 5 Seconds Of Summer의 <Young Blood>의 뮤직비디오의 남녀 주인공은 일본 로커빌리 밴드들의 보컬들이다. 음악은 팝록(Pop-Rock)이지만, 포마드로 빗어넘긴 리젠트헤어와 블랙 라이더자켓, 레트로한 핀업드레스, 커다란 업라이트베이스를 쉴새 없이 슬래핑하는 로커빌리 밴드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미국 1950년대 틴에이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로커빌리 문화가 2018년도에도 재생되고 있는 것.

한국에서도 올드스쿨 타투와 클래식컷-포마드 스타일링을 주로 하는 바버샵, 펑크와 락앤롤 브랜드를 수입하는 편집샵, 오래된 트루빈티지를 다루는 샵들이 인기다. 흥미로운 건 이 열풍을 즐기는 세대가 젊은 세대라는 점이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레트로 컬처에 흠뻑 빠져있는, 이른바 뉴트로 취향. 그들을 위한 페스티벌이 생겨났다.

올드스쿨 타투가 가득한 바버(Barber, 이발사)가 리젠트 헤어 스타일링을 해주는 스타일링존. 미국을 직접 여행하여 모은 희귀한 트루빈티지 의류가 즐비한 마켓, 바이닐(LP)로만 디제잉하는 디제이부스와 레트로한 락앤롤 사운드를 뿜어내는 밴드공연장, 영화 상영과 아트웍 전시, 레트로식 BBQ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탑. 

오는 9월 29일 광화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펼쳐지는 <레트로페스티벌 RockThisTown2018>의 즐길 거리다. 한 공간에서 온 종일 즐길 수 있도록 각 공간별 레트로 문화들이 흥미롭게 배치됐다. 


페스티벌을 위해 중국에서 바이닐 DJ B.O가 내한한다. B.O는 미국에서 태어나 중국 상하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DJ이자 음악 컬럼니스트. 로커빌리에 대한 사랑이 특별해 중국 최초로 로커빌리 페스티벌을 만들어낸 공연기획자기도 하다. 전 세계 19개국을 돌며 바이닐 디제잉 투어 중이며, 북한에서 최초로 디제잉을 한 외국 DJ란 기록도 있다. 그의 디제잉은 에무 1층 카페에 설치될 디제잉부스에서 즐길 수 있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에무의 1층에는 여러 나라에서 수집한 트루빈티지와 올드스쿨 디자인으로 직접 만든 커스텀 액세서리, 전 세계 펑크 락앤롤 브랜드 수입품을 둘러볼 수 있는 레트로마켓이 들어선다. 국내에서 레트로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는 편집샵인 라따몬따, 실리빌리, 락샵, 모리아, 스테이골드, ATOMIC138이 의기투합했다. 전 세계 유명 바버 (Barber)들을 초청해 한국최초로 바버 쇼케이스를 연 주인공인 엔투라지 바버샵의 스타일링존도 설치된다. 관객들은 직접 유머 바버들에게 바버-핀업 스타일링을 받고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 바버 할리의 바버쇼케이스도 1시간 가량 예정돼 있다.

뒤뜰에 위치한 은하수스테이지에서는 밴드 빌리카터가 레트로페스티벌만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셋을 볼 수 있다. 영국 거리에서 로커빌리, 컨트리, 블루스 공연을 수없이 펼쳤던 그들은 이번 레트로페스티벌에서 어쿠스틱으로 편곡한 로커빌리 셋을 보여준다고.

지하 1층의 공연장에는 대한민국의 레트로 락앤롤 밴드들이 전부 모인다. 하드락라이징 글로벌위너인 ‘스트릿건즈’부터 와이낫의 전상규, 장기하와 얼굴들의 정중엽, 하찌와TJ의 TJ, 무중력 소년 김영수가 모여 결성한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 ‘타틀즈’, 부산 로커빌리 밴드 ‘하퍼스’, 정통 로큰롤 밴드 ‘더 그레이트볼스’, 컨트리 밴드 ‘텍사스가라오케’, 락앤롤 신예밴드 ‘멋진인생’까지. 쉴새 없이 라이브를 몰아칠 예정이다. 레트로문화에서는 빠질 수 없는 스윙댄스 공연을 위해 ‘올어바웃스윙’ 공연팀도 밴드들과 공연을 펼친다.

밴드 공연 후에는 ‘Oldies But Goodies’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뮤지션 챠챠(Cha Cha, 차승우)가 특별 DJ로 디제잉파티를 책임진다.

2층과 3층에 위치해 있는 영화관 에무시네마에서는 KIXFF (Korea International Expat Film Festival)가 열린다. 한국국제이방인영화제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중심이 되어 2015년도부터 개최한 영화제로, 국적 불문 ‘이방인’ 관점에서 풀어내는 영화들이 출품된다. 이번 해에는 한국의 빠른 사회변화가 만들어낸 ‘세대’간의 모습을 다룬 Dir. Daniel Smukalla 감독의 <Sedae(세대)>, 두 영국인 감독 Dir. Neil George, Matt Root 눈에 비친 세월호 그리고 그 이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After The Sewol>, 홍대 밴드 인디씬을 주제로 다룬 Yann Kerloch 감독의 <Bam Bam Bam> 등이 상영된다. 페스티벌 관객들은 2층 전용관에서 모든 상영작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지하 2층 에무갤러리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타투이스트, 뮤지션인 Dirty World(더티월드)의 아트웍 전시와 어쿠스틱 공연이 열린다. 올드스쿨 컬쳐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보여온 더티월드. 그의 아트웍을 나만의 소품에 새길 수 있는 커스텀 아트웍도 진행된다.

에무 옥상에서는 레트로 루프탑 BBQ파티를 즐길 수 있다. BBQ 메뉴 뿐 아니라 베지테리언을 위한 메뉴와 루프탑에서 영화를 즐기며 광화문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음악, 마켓, 영화, 전시 등 레트로 특히 로커빌리 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모으고 한 공간에서 융합하는 페스티벌은 ‘레트로페스티벌 RockThisTown2018’이 처음이다. 그간 바버 쇼케이스와 커스텀라이드 등 각 영역별로 행사가 열려왔지만 음악을 중심으로 모든 장르를 즐길 수 있는 뮤직페스티벌은 최초다.

이 페스티벌을 기획한 스트릿건즈는 2008년부터 해외 로커빌리 뮤지션과의 커넥션을 위한 ‘김치빌리나잇’을 브랜드 공연으로 진행해왔다. 그간 미국 로커빌리 리바이벌붐의 주인공인 ‘스트레이 캣츠(Stray Cats)’의 드러머 슬림 짐 패턴(Slim Jim Phantom) 내한공연도 김치빌리나잇으로 초청해 이뤄냈다. 그간 일본 제트록 밴드의 대가로 불리는 기타울프(Guitar Wolf), 일본 사이코빌리 밴드 크랙스(Cracks)등이 김치빌리나잇을 거쳐갔다.

스트릿건즈의 리더 타이거는 “2008년도만해도 한국에서 레트로, 로커빌리 컬쳐는 신기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34회 정도 김치빌리나잇을 진행하다보니 서서히 아이템이 고갈 되었던 것도 사실”이라 말하며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다르다. 미국 50년대의 올드스쿨 타투나 바버 스타일, 70년대 펑크, 락앤롤 패션 등이 10~20대 사이에서 ‘힙’한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엔 여러 장르의 레트로 문화를 한 곳에서 펼쳐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각개적으로 열리는 쇼를 한 곳에 모아 둔, 올드스쿨 문화를 한 곳에서 온종일 즐길 수 있는 레트로페스티벌 RockThisTown2018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레트로페스티벌 RockThisTown2018은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오는 29일 (토) 하루 종일 펼쳐진다. 바이닐디제잉과 레트로마켓, 바버쇼케이스, 락앤롤 밴드라이브, 영화와 전시, 루프탑 BBQ파티까지. 올드스쿨 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감성의 레트로를 즐기고 싶다면, 가을 페스티벌 나들이 계획은 레트로페스티벌 RockThisTown2018가 어떨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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