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살인사건 ‘네 모녀 살해’ 범행동기 여전히 의문

[사진= KBS2 ‘속보이는 TV’]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이호성 살인사건’이 방송에서 재조명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방송된 KBS2 시사 프로그램 ‘속보이는 TV’에서는 해태 4번 타자 이호성이 저지른 ‘마포 네 모녀 살인사건’을 다뤘다.

이호성은 프로야구 대표선수에서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이호성은 광주제일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뒤 1990년 현 프로야구 구단 KIA 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했다. 이호성은 신인 시절 타율 0.304, 7홈런, 48타점을 기록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듬해에도 타율 0.281, 21홈런, 84타점으로 맹활약해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호성은 해태, KIA 등에서 12시즌 동안 뛰며 2001년 은퇴했다.

이호성은 선수 시절 4번의 우승을 경험했고, 1999년과 2001년에는 팀의 주장을 맡았다. 또한 2001년에는 프로야구 선수협회 2대 회장을 맡으며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은퇴 이후 이호성은 연거푸 개인사업에 실패해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예식장과 게임장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수십억대 손해를 냈다. 또한 이호성은 2005년 전남 순천에서 화상 경마장 관련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의 마지막은 비참했다. 이호성은 네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했다. 이호성은 2008년 내연녀 김씨와 그의 세 딸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호성은 네 모녀가 살고 있는 서울 창전동 집에서 김씨와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했고, 이후 김씨의 큰 딸을 다른 장소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아파트 CCTV에서 이호성이 5차례 대형 여행가방과 이불보를 옮겨 나간 점 등을 이유로 공개수배령을 내렸다. 수사망이 좁혀짐에 따라 이호성은 불안감을 느꼈고, 2008년 3월 한강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호성의 자살과 함께 수사가 마무리 되면서 범행 동기는 여전히 미스테리다. 그의 내연녀는 “이호성이 채무관계가 복잡했던 것은 사실이나 생활이 궁핍할 정도는 아니었다. 돈 때문은 아니다”고 진술한 바 있어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배상훈 범죄심리 전문가는 “사람을 죽일 때 굳이 그렇게 눈을 보면서 목을 조르는 경우는 실제로 그 정도로 감정이 높지 않으면 어렵다”며 “어린 아이를 자기 손으로 목을 조른다. 죽는 걸 다 본다. 그거는 보통 상태와는 다르다. 범죄 심리에서 행동을 평가할 때 액사(질식사의 한 종류로 손으로 목을 조르는 행위)는 특별한 방식으로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른바 ‘이호성 사건’은 지난 2008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다룬 바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네 모녀를 살해한 이호성의 범행 이유가 단지 1억7000만원의 채무 때문이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호성은 여러 번의 사업실패와 사기 등으로 인해 이미 270억원으로 추정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태였다. 따라서 채무변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1억7000만원 때문에 네 모녀를 계획적으로 살인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

또 이호성으로 보이는 남자가 살해된 김씨 집에서 가방 6개를 들고 나가는 모습이 CCTV에 잡혔는데 이는 이호성이 김씨 집에 들어간 지 6분 만에 찍힌 것이다. 6분 만에 성인을 포함한 3명을 살해한 후 가방에 담아 나온다는 것이 시간적으로 가능한지가 의문으로 남는다. 따라서 김씨 가족을 살해하고 나중에 가방을 구입, 사체를 담아 유기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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