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 쇠비름

쇠비름
쇠비름

당나라 현종 때의 일이다. 현종이 즉위하자마자 서천이라는 군사적 요지에 일어난 반란을 평정하게 하고자 무원형이라는 사람을 서천 절도사로 파견했다. 그때가 삼복더위가 기승하던 때라 무원형은 그만 어깨부분에 욕창이 났다. 욕창은 너무 심해서 급기야 고름이 나오고 무원형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기운도 없었고 통증으로 식욕도 없어져 더이상 서천에서 관리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당현종은 태의를 불러 그의 병증을 살피도록 했고 태의는 장안의 명의를 모아 서천으로 달려가 그의 병증을 살폈으나 무원형의 병환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하릴없이 손을 놓고 기다리고 있던 어느날 한 부하가 무원형 앞에 나아가 자신에게 좋은 경험방이 있으니 한번 써보면 신기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했다. 무원형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그 처방을 물었고 그 부하는 잠시 기다리라 말한 뒤 밖으로 나가 주위에 널려있는 신선한 쇠비름을 뜯어서 무원형의 욕창에 짓찧어 붙였다. 그러기를 반복한 후 욕창은 정말 신기할 정도로 깨끗하게 나았다. 그 후 이 처방은 당대 명의였고 재상이었던 이강에게 전해져 그의 저서인 의학정저 병부수집방에 실려 지금까지 전해진다고 한다.

이 쇠비름은 한국 전역의 밭고랑 사이에 널리 퍼져 나는, 한마디로 잡초 중에 잡초이다.

어느 서적에서는 이 풀을 나물로 먹는다고 하는데 난 아직 쇠비름 나물을 먹는 지역을 보지 못했다. 그보다 비름나물은 먹어보았지만 말이다.

이 풀은 한방에서는 잎이 말의 이를 닮았다 해서 마치현,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 음양오행설을 말하는 다섯 가지 기운 즉, 초록빛 잎과 붉은 줄기, 노란 꽃, 흰 뿌리, 까만 씨의 다섯 가지 색을 다 갖췄다 해서 오행초라고도 불린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이 마치현의 효능에 대해 청열해독과 소종작용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어 붓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군대에서 야외훈련을 나갔을 때 고참이 봉화직염으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이 마치현을 짓이겨서 환부에 붙여주었던 경험이 있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고 고참은 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물론 훈련을 끝내고 돌아와 군의관에게서 항생제를 받아먹고 완치했지만 나에게 참 많이 고마워했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이 마치현은 독성이 없어서 피부염증에 아주 좋고 각종 피부병에 사용되는 의약품의 원료로 사용돼 왔다. 동의보감에서는 마치현이라는 이름이 아닌 쇠비름으로 사용되었다. 역시 같은 공효가 적혀있다.

오늘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이 마치현의 또 다른 효능이다. 이 마치현에는 본원에서 전해내려오는 또 다른 효능이 있다.

만성 충수염 즉, 맹장염에 아주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맹장염에는 두가지가 있는 데 급성과 만성이 있다. 이중 급성인 경우는 반드시 빨리 수술을 해서 맹장을 떼내야하지만 만성인 경우에는 한방을 통해 좋아질 수 있다. 이 만성 충수염에는 주로 대황 목단피라는 처방을 사용하는데 그 대황 목단피라는 처방에 이 쇠비름을 10g정도만 가감하면 그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에서 설명한 대로 이 쇠비름은 피부에도 효과가 좋은데 민간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효소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겠다. 쇠비름 효소는 보통 1년이 지난 뒤에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주로 여드름이나 대장에 문제가 있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 등에 아주 좋다. 또한 대장암 환자에게도 마시게 하면 신효하다고 한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신선한 쇠비름을 잘 씻어서 유리병에 담고 백설탕과 1:1 비율로 하고 그냥 실온에 놔두었다가 100일 뒤에 건더기는 걸러서 버리고 액체만 따로 보관한 후 1년뒤부터 먹기 시작하면 된다. 더 오랜 시간을 두면 효소의 효과도 배가된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김성진/중방의가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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