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우려에도 ‘세계의 공장’ 다시 돌아간다

 

중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도 조심스럽게 업무를 재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폭스콘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종무식에 참석한 모습.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나면서 중국 기업과 생산시설들이 속속 운영 재개에 들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날로 확산되는 탓에 완전 정상화까지는 거리가 멀지만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이 중국 정저우 공장 생산을 재개했다. 다만 복귀하는 인력은 전체의 10% 수준인 1만6000여명으로 제한된다. 남부 선전에 있는 공장도 10% 인력이 투입돼 아이폰 생산에 들어간다. 폭스콘은 성명을 통해 “중국 내 폭스콘 공장은 지방정부 지침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업무를 재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전은 폭스콘 외에도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와 텐센트, DJI 등의 본사가 있는 곳으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신종 코로나 경계태세가 강화된 상태에서 일부 기업이 다시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전 시당국은 충분한 예방 위생 시설을 갖춘 뒤 허가를 받아야만 업무를 재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매일 직원들의 건강 정보를 기록하고 신종 코로나가 의심될 경우를 대비한 격리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도 속속 다시 공장을 돌리고 있다. 포드는 전날 충칭과 항저우 공장 가동을 재개했으며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조만간 공장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신중한 모습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직원들에게 일주일 더 자택근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DJI 역시 직원들에게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집에서 일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 리서치의 댄 앤더슨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자는 CNN비즈니스에 “대부분 기업은 생산시설이나 기술, 인력과 관련된 손실에 대비할 뿐 신종 코로나 같은 충격에 대한 대비는 부족하다”면서 기업들의 생산 재개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설사 기업들이 생산을 재개하려 해도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들이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있어 춘절 연휴 고향을 찾았던 노동자들이 집밖을 나서지 못하고 있거나 아예 직장이 있는 대도시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장 일선에 투입할 노동자가 충분치 않다. 또 신종 코로나 때문에 움츠러든 수요를 감안해 기업 스스로 생산활동을 조절하는 것도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트 유닛’(EIU)의 이모젠 페이지-자렛 연구원은 SCMP에 “업무에 복귀하는 지역의 기업들이 당장 생산을 완전히 정상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규모 기업은 매출 감소와 함께 임대료 및 임금 지급을 계속할 수 없어 폐업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노동자들은 공급망이 끊긴 탓에 강제로 휴일을 이어가는 등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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