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LPG 판매는 늘었다…SK가스·E1 “석유화학사 덕분에”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휘발유와 항공유 등 주요 석유제품 소비가 급감한 반면 액화석유가스(LPG)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납사보다 저렴한 LPG 투입을 크게 늘리면서 전체 LPG 판매량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와 SK가스, E1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LPG 판매량은 514만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474만톤 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와 항공유 소비가 각각 -3.7%, -40.4%의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LPG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음식점(상업용)과 자동차(수송용)에 들어가는 LPG 판매가 감소했지만 석유화학사에 판매한 물량이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은 올 상반기 241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6% 증가해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제품을 제조하는 원료로 납사 대신 LPG 사용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LPG가 납사보다 저렴해지자 최근 석유화학사들은 원가절감을 위해 LPG 투입 비중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사의 LPG 투입 비중은 2018년 0~5% 수준에서 현재 5~1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기업들이 모여 있는 여수, 대산, 울산에 모두 LPG 저장시설을 두고 있는 E1의 판매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E1은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용 판매 물량이 작년 상반기 대비 54.3% 늘었다”며 “석유화학용 판매효과로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약 16.5% 증가했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석유화학사들은 LPG 투입을 계속 늘려갈 예정이어서 LPG 업체의 판매전략도 석유화학용에 맞춰질 전망이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실적발표후 콘퍼런스 콜에서 LPG 투입 비중을 현재 15~20%에서 향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토탈도 지난해부터 LPG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설비를 가동 중이다.

SK가스는 “대리점 판매 부진을 석유화학용과 산업용 판매로 보완 중”이라며 “B2B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국내 LPG 사업의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코로나19를 방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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