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검사들 줄사표…추미애 “검사 모두가 자긍심 갖도록 인사”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법무부가 중간간부 인사 여파로 검사들의 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고발사건을 수사하던 검사도 사직했다.

사법연수원 27~30기 중견 엘리트 검사들 빠져나가

28일 검찰에 따르면 이재승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고 사표를 냈다. 이 부장검사는 유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시민단체의 고발 사건을 맡고 있었다. 2013~2014년 외교부 파견을 나갔던 이 부장검사는 2017년 대검 과학수사부 사이버수사과장을 지냈지만 이번 인사에서 비수사 보직인 수원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이후 대검 감찰1과장을 맡았던 신승희 인천지검 형사2부장검사와 김세한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2부장검사도 사직의사를 밝혔다. 신 부장검사는 울산지검 인권감독관으로 발령났다.

이번 인사를 통해 그동안 수사·기획 능력을 인정받았던 검사들이 한직으로 밀려나면서 검찰의 ‘허리’역할을 맡고 있는 중견 검사들의 사의 표명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와 김광준 검사 뇌물 사건 특임검사팀에서 활약했던 정순신 차장검사도 사표를 냈다.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연구관 등을 지낸 정 차장검사는 서울고검 검사로 밀려났다. 정 차장검사와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인 이선욱 춘천지검 차장검사, 전성원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검찰을 떠났다. 모두 검사장 후보군으로 꼽히던 인사들이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부임 이후 폐지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마지막 단장으로 기록된 김영기 광주지검 형사3부장도 인사를 앞두고 사직했다. 지난해 8월 합수단장을 맡아 신라젠 수사와 코스닥 상장사 리드 수사를 맡았다. 검찰총장의 일선 지휘권을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을 반대한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와 이건령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도 인사 발표 전 사의를 표명했다.

추미애 “그동안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만 승진” 비판

추미애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한두건 폼나는 특수사건으로 소수에게만 승진과 발탁의 기회와 영광이 집중되어 왔다면, 이제는 법률가인 검사 모두가 고른 희망 속에 자긍심을 가지고 정의를 구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인사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욱준 4차장검사는 1차장으로 옮겨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책임자를 맡았다. 벌써부터 다음 인사 때 검사장 승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여 감찰을 받고 있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는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이동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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