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미국진출 브레이크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올들어 적극 추진해 온 한인은행 인수를 통한 미주 진출에 큰 제동이 걸렸다.

이미 본지가 수차례 기사화한대로 하나금융측은 그간 아이비은행(행장 홍승훈)의 단계적 지분인수를 통한 미주 진출을 공공연히 해왔으나, 최근 아이비은행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감사를 받은 뒤 ‘BSA(Bank Security Act : 연방금융보안법)’ 규정위반으로 사실상 징계처분이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되자 하나측은 서둘러 협상무산을 공식화한 것.

이와 관련 하나은행(행장 김종열)의 한 고위급관계자는 “아이비은행의 지분인수를 통한 미주 진출을 추진해 왔으나 아이비 측의 자체문제가 발생해 최종 계약 등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딜(deal)이 무산됐다”고 확인해 주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협상무산을 계기로 새로운 인수대상을 물색키로 했다”며 “종합적 금융 토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비은행보다 큰 규모의 금융기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비단 동포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안 커뮤니티 전반에 걸친 영업망을 갖춘 금융기관을 인수해 적극적 현지화를 꾀할 것이다”는 부연설명이다. 하나측은 지난 2003년부터 미주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왔다.

이로써 하나 측은 올해 들어 한국 금융권의 빅뱅였던 ‘외환은행 및 LG카드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우리·신한 측에게 패배해 4대은행권에서 도태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을 받는 시점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미주진출’ 카드마저 무산되면서 최대위기에 빠져든 모습이다. 하지만 하나 측은 “미주 진출에 다소 시간이 더 소요될 뿐 계획자체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며 조만간 한인 커뮤니티 중형은행 혹은 중국·베트남계 은행들을 상대로 새로운 현지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 당시 “중국 현지법인 영업을 확대하고 베트남과 인도에 진출, 중국·동남아·일본·미국을 아우르는 금융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는 공언한 뒤 지난 6월말 비밀리에 LA를 방문해 아이비측 고위급 관계자와 회동[본지 7월 6일자 A3면 기사참조]을 가진 바 있는데, 당시 타 한인은행권 고위관계자들과도 접촉을 갖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어 이번 ‘아이비은행 인수 무산’을 계기로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관련 타운 금융권에서는 하나측이 제법 규모가 있는 한인은행을 공략대상으로 삼고 물밑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박상균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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