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 제2 여성행장 후보는

나라은행 민 김 행장이 한인은행계 최초의 여성행장이 되면서 고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여성 뱅커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초점은 민 김 행장의 사례를 따를 만한 차기 여성 행장감이 또 누가 있느냐에 쏠린다.

이미 15개에 이르는 한국계 은행들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 행원들의 수는 전체 은행 임직원의 70~80% 를 차지할 만큼 금융권의 여성파워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나스닥 상장 4대 은행인 한미 나라 중앙 윌셔의 주요 지점장급과 매니저급 간부 자리에 포진한 여성 뱅커들의 비중 또한 7:3 정도로 남성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초의 여성행장 탄생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대세라는 평이다. 제2,제3의 여성 은행 CEO가 또 나올 것이냐는 궁금증 또한 그러한 해석의 연장선상에서 퍼져오르고 있는 셈이다.

현재 한인 은행권에서 행장급에 진입해 있는 여성 간부는 3~4명 정도로 꼽힌다.

윌셔은행의 조앤 김 전무와 태평양은행의 조혜영전무가 최일선에 나서 있고, 나라은행의 보니 리 전무와 커먼웰스은행의 애나 리 부행장 등이 차기 행장 바통을 당장 잇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은행의 총 사령관으로 두각을 나타낼만한 여성 간부들로 지목된다.

윌셔의 조앤 김 전무는 나라은행 민 김 행장이 전무 시절 여성 전무로서 쌍벽으로 꼽힐 만큼 경력과 실력을 두루 갖춘 선발주자이다. 텔러로 은행원 경력을 출발, 윌셔와 한미를 오가며 주요 지점장과 론 오피서 경험을 탄탄하게 쌓은 김 전무는 윌셔 민수봉 행장이 한미에서 옮겨갈 때 함께 자리를 잡아 지금껏 윌셔의 2인자로 터잡고 있다. 50대 초반인 김 전무는 성격이 호방하고 개방적이어서 나름대로 선이 굵은 리더십을 갖고 있는데다 이사진과의 관계도 원활하고 무엇보다 은행감독국과의 관계도 무난해 임기 2년을 남겨둔 민수봉 행장 체제에 변화가 올 경우 내부승격 케이스로 후임 1순위에 오를 것이라는 데 금융권의 이견이 거의 없다.

태평양의 조혜영 전무는 장정찬행장과 함께 은행 창립 과정부터 깊숙하게 관여, 실무역량면에서 나라 민 김행장의 전무시절이나 윌셔 조앤 김 전무에 못지 않다는 평이다. 퍼시픽 유니온 뱅크와 한미 은행을 거치며 주요 지점장으로 현장 실무경력을 쌓았고, 운영관리면에서도 탁월한 경험을 갖고 있어 언제든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는 여성뱅커로 인정받고 있다. 현 보스인 장정찬 행장에 누가 될까 우려, 2인자라는 호칭마저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조직과 상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이사진들로부터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중앙은행 출신들인 나라 보니 리 전무와 커먼웰스 애나 리 부행장 등은 현 소속은행들의 행장들이 40대인만큼 차기를 기약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멀지만 마케팅과 영업, 조직운영 등에서 보이고 있는 실무역량만큼은 능히 사령탑을 꿈꿀 수 있는 재목들이라는 게 은행권의 평이다.

이상빈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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