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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다운타운의 신축 의류상가 페이스(FACE)의 첫 입주자 모임이 열린 15일 옥스포드 팔래스 호텔에서 커먼웰스은행 직원들이 융자 상담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커먼웰스은행 외에도 중앙은행과 뱅크 오브아메리카 등이 부스를 차려놓고 치열한 융자 프리젠테이션 경쟁을 펼쳐 최근 심화되고 있는 한인은행과 주류은행간의 고객유치 경쟁의 단면을 연출했다. 김윤수 기자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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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고객을 잡으려는 한인은행들과 주류 은행들간의 쟁탈전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기본적인 입출금은 현금자동인출기(ATM) 이용이 편한 대형 주류은행에서 하고, 대출은 보다 편안하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한인은행에서 하는 방식의 분리 이용 관행마저 고객유치 경쟁에 의해 허물어질 정도이다.
한인은행의 한 지점장은 “요즘들어 주류은행에서 이자율을 받아온 뒤 거기에 맞춰줄 수 있겠느냐는 대출 고객이 부쩍 늘었다”라며 “은행의 규모상 도저히 맞춰줄 수 없는 이자율일 때는 어쩔 수 없이 주류은행으로 놓아줄 수 밖에 없는 사례가 적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른 한인은행들이 제시한 이자율을 놓고 비교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이제 이자율 경쟁력이 높은 주류 은행의 대출상품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주류은행들의 한인 커뮤니티 공략 강화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시기에 한인들의 융자 지식 수준이 높아진 것이 맞물린데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1분기에 부실대출 문제를 겪은 일부 한인은행들은 대출 심사를 이전보다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어 주류은행의 한인시장 공략은 한결 수월해진 여건이다.
LA한인타운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워싱턴뮤추얼 등 대형 은행들이 한인 직원들을 앞세워 그 공세를 더해가고 있으며 와코비아뱅크가 조만간 문을 열 예정이다. 여기에 글로벌 뱅크인 HSBC가 캘리포니아를 포함, 미국 서부 지역 확장을 공세적으로 펼치고 있는데다 최근 한인은행권의 간부급 직원을 여럿 스카우트해간 중국계 은행들의 한인커뮤니티 진출까지 현실화되고 있는 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올림픽·웨스턴 지점의 앤드류 리 지점장은 “경험 상 한인 마켓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본사 차원에서도 지금같은 때 더 고객을 끌어모으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라며 “예전보다 서류도 덜 보고 더 쉽게 대출을 해줘 대출 승인률은 더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한인은행들로서는 주류은행에 빼앗긴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는 사례에서 그나마 위안을 받는다.
라인오브크레딧을 더 받아 주류은행으로 갔다가도 한인은행들보다 훨씬 까다로운 서류 요구에 지치고 과거 거래했던 한인은행에서 받았던 밀착된 서비스를 받기도 어려워 다시 한인은행 문을 두드리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한인은행들로서는 이자율 경쟁에서 처지더라도 정서적 공감대를 최대한 활용, 스킨십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주류 은행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일 것이라는 게 은행 실무자들의 말이다.
염승은 기자 /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