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위기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양상이 가시화되면서 대도시 구두닦이에서부터 빵가게에 이르기까지 중소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물건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고 폭락 장세를 보인 주식시장에선 매수 주문을 내는 일이 드물어졌다. 각종 공과금 체납 빈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38년간 구두닦이 가게를 운영해온 조 애졸리니는 “장사가 안돼도 너무 안된다”며 한숨지었다.그는 경기가 괜찮았을 때 꽤 돈을 벌어 아내와 4명의 자녀에게도 도움을 주며 살았는데 요즘은 하루에 손님이 단 3명에 불과한 날도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구두 한번 닦는데 드는 5~6달러도 쓰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인근에서 철공소를 운영하는 제프 니더는 10만 달러 가량의 외상 거래를 해 왔고 보통 한달내 입금되는데 최근 돈이 들어오지 않아 자신의 계좌에서 현금에 찾아 충당해 오다 계좌 잔고가 3만5천달러에서 단돈 1천 달러로 줄었다.
니더는 “구제금융을 하면 우리같은 사람에게 줘야지 500만달러 짜리 저택을 소유한 회사 경영진을 도와주면 어떻게 하자는 거냐”며 “우리는 아프리카 돕는다고 돈을 내는데 정작 우리는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가 옆에 있는 치즈케이크 베이커리에선 손님들이 빵값을 50센트 깎는 문제로 실랑이하는 일이 잦아졌다. 베이커리 주인 윌리 하워드는 “재료값은 올라가지만 경기 사정상 빵 값을 올릴 수는 없고 많은 손님들은 얼마 안되는 값이지만 조금이라도 깎자며 딜을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와인 가게에선 20달러 짜리가 선반에서 ‘관상용’이 된 대신 5달러 짜리만 팔리고 생일 파티에 많이 나가던 100달러 짜리 케이크가 제값받고는 팔리지도 않는다.
커피는 1.5달러 레귤러 커피 주문이 훨씬 더 늘어나고 있고 3달러 ‘라떼’ 주문은 극히 드물어졌다.
보육 센터 매니저인 헤이즐은 “솔직히 9.11 테러 때 같은 느낌이 든다”며 “22년간 일하면서 이렇게 운영 상태가 위축됐던 때가 세번 정도 기억나는데 닷컴 붕괴, 9·11, 그리고 지금이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