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조정 업체 는다

긴 경기침체로 인해 감원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원대상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캘리포니아주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명령에 따라 23만명이 넘는 주 공무원들이 의무적으로 매달 이틀동안 무급휴가를 쓰도록하고 있다. 또 여러 기업들이 최근들어 재정악화로 인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주 4일 근무로 전환하는 등의 근무 시간 조정을 통해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정밀 기계 업체인 하딘지(Hardinge)사는 최근 대부분 직원에게 주 4일 근무제를 적용했다.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감원 대상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전체 근로자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하딘지의 릭 시몬스 사장은 “이렇게 하지 않으면 20명을 더 해고해야 한다”면서 근로시간을 줄이면 직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LA한인타운에서도 직원들이 서로 근무일을 조정해 감원을 피하려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올림픽가에 있는 한 인쇄전문회사는 최근 줄어드는 주문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 해고를 고민했는데 이에 대해 직원들이 서로 돌아가면서 주 1일씩 쉬는 주 4일제 근무로의 전환할 것을 건의해 다른 직원의 해고를 막을 수 있었다.

다운타운의 한인 의류와 봉제업계도 감원보다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직원들과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

이들 관련업체들은이미 지난해 여름을 전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과정을 거친봐 있어 더이상의 감원은 자칫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을 빚을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봉제업체를 운영중인 김동욱씨는 “일감이 적다고 무조건 직원을 감원하다 보면 정작 일감이 몰리는 시기에 숙련된 직원들이 부족해 납기일을 제때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며 “감원 보다는 근무시간 조정은 직원들의 생계 보장뿐 아니라 업주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감원대신 근무시간을 조정해 감원한파를 이겨내는 것에 대해 민간 컨설팅사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젤 골트 분석가는 “전체 직원들의 근로 시간을 단축하면 대중이 겪는 경기 침체로 인한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 이는 도덕적으로도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근로 시간 단축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근로 시간이 단축은 근로자들의 임금 삭감과도 연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휴먼 리소스 솔루션’의 로베르타 친스키 매튜슨 대표는 “근로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부업을 찾아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