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도 비행기 승객 줄었다

지난해 여름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까지 올랐을 때 항공사들은 비명을 질렀었다. 항공사들의 가장 큰 비용인 유가가 급등하면, 수익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때 자구책으로 동원된 것이 인력 감축과 항공료 인상이었다. 여기에 이미 주문한 신규 여객기의 인수 기일을 연장하는 등의 스케줄 조정으로 간신히 버텨내던 항공사들의 유일한 희망은 ‘유가가 떨어지면 괜찮아 지겠지’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0일 현재 유가는 배럴당 47달러대로 최고가에 비해 68%나 떨어져 있는 상태지만, 항공사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0일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고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어느 정도의 고객 감소는 예상했었지만,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고가의 1등석과 비즈니스석 이용 고객 숫자는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좌석은 이코노미석에 비교하면 숫자가 훨씬 적지만 항공사의 수익 비중으로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 이코노미석 이용 고객 수도 5.3%가 감소했다.

이 마저도 사전 예약 고객들로 인해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된 것이며, 시간이 갈수록 이용 고객 수는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IATA측의 분석이다. ATA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1월 실업률이 가속화 되고 소비신뢰지수도 크게 떨어지면서, 항공업계는 훨씬 더 심각한 하강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S에어웨이스 항공은 2월 수입이 전년 대비 9-11% 가량 떨어졌다고 밝혔고, 컨티넨털 항공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사는 최근 경기 침체와 미국 고소득층의 여행 계획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연봉 10만달러 이상의 경우 경기침체의 여파를 비교적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15만달러 이상 소득자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올해 자신들의 여행 경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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