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드라마 고환율 효과 ‘톡톡’

최악의 불황기를 맞은 드라마 산업이 수출과 해외투자 유치로 돌파구를 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해외 돌파구는 환율 상승의 혜택으로까지 이어져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송일국 최정원 주연의 ‘바람의 나라’(사진)는 일본 후지TV와 회당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에 36부작을 모두 수출해 제작비 보전은 물론 외화벌이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강현 KBS PD는 “후지TV의 대행사인 포니캐넌 사와 계약 당시 달러당 950원으로 계산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해 달러당 1300원이 됐다. 요즘 지급받는다면 1500원이 넘을 수도 있다”면서 “일본에 드라마 한 편 수출해 50억원의 수익을 창출했다”고 밝혔다.
 
최근 끝난 드라마 ‘종합병원2′는 괜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적자를 봤지만 일본에 팔아 벌어들인 환차익이 커 전체적으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드라마 제작사인 JS픽처스는 요즘 드라마 ‘식객2′을 준비 중인데, 일본에 먼저 판매됨으로써 제작의 활로가 트이게 됐다.
 
요즘 방송 중인 제작비 70억원 규모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캐스팅이나 방송사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놉시스와 사업계획만으로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각 국에 선수출 계약을 맺음으로써 단돈 5억원의 초기 투자액으로 제작에 착수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동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남미, 유럽에서까지 큰 호응을 얻었던 ‘대장금’의 시즌2는 외국으로부터 가장 쉽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드라마로 꼽힌다. 드라마 제작여건이 좋지 않더라도 ‘대장금2′만은 100% 선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자는 “드라마와 관련된 국내 투자는 점점 위축되고 있고 금융기관의 투자는 거의 막혔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내놔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검증된 콘텐츠로 외국으로부터 투자도 받고 수출로 환차익도 올리는 것이 경제위기 탈출을 위한 한 방법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