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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 중의 하나인 ‘달인’ ⓒ2009 Koreaherald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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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그콘서트’의 새 코너 생존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 시청자 반응이 웬만큼 폭발적이지 않고서는 대부분 교체 대상이다.
신인급 연기자들의 색다른 시도로 주목받았던 코너 ‘순정만화’는 불과 7회 만에 막을 내렸다. 그 공백은 새 코너 ‘꽃보다 남자’가 재빠르게 차지했다. 일찍 막을 내리는 코너 대부분은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도 웃음의 코드가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다. 특히 다양한 세대가 골고루 시청하는 시간대에 방송되는 ‘개콘’은 실험성이 돋보이는 개그보다는 최대한 온 가족이 공감할 만한 개그를 선호한다. 하지만 일단 궤도에만 올라서면 장수 코너가 될 가능성도 크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대화가 필요해’는 2년간 최고 인기 코너의 영광을 누렸으며, ‘달인’(사진)과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도 해를 넘기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미 폐지된 ‘사랑의 카운셀러’ ‘고음불가’ ‘까다로운 변선생’ ‘닥터피쉬’ 등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인기 장수 코너였다. 사라질 코너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지만, 고비를 넘기고 장수하는 코너들은 전 국민적인 유별난 사랑을 받는 영광을 누린다. 몇몇 인기 많은 코너가 사라진다는 입소문만 돌아도 그 서운함에 시청자게시판이 마비될 정도다. 새 코너를 기획하는 개그맨들은 모두 ‘한방’과 동시에 지속적인 사랑, 즉 장수 코너가 되기를 바란다. 기획 단계에서는 ‘단발성 코너가 아닌 장수 코너로 안정적인 입지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도 주된 고려 대상이다. 그리고 한 번 주어진 ‘행운의 기회’는 최대한 빨리 잡아야 한다. 개그맨 박휘순은 “예전에 비해 새 코너 교체가 잦아졌다. 원래 새 코너가 인기를 얻고 안정적인 코너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다른 코너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니 웬만해선 장수 코너가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코너가 오래가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무조건 인기가 많으면 오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개콘’의 김석현 PD는 “말장난이나 단순한 설정 등 웃음의 코드가 너무 분명하면 재미가 있더라도 쉽게 질리게 마련”이라며 “단순한 웃음의 코드는 처음에 쉽게 웃음을 주는 만큼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재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단 대신 스토리 위주의 구성이 돋보이는 콩트 개그는 장수하기 좋은 코너다. 무엇보다 배우의 연기력이 좋거나 변주할 수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하면 오랜 기간 반복해도 쉽게 질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집으로’나 ‘대화가 필요해’ 같은 코너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구성의 다양함으로 인기와 동시에 장수를 누렸다. 몇몇 탐나는 코너는 코너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제작진도 노력한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웃음의 코드를 다양하게 변주한다. 예컨대 못생긴 외모, 말장난, 슬랩스틱 등 시청자들이 웃는 코드가 7가지라면 그것을 번갈아가며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주는 전략을 취하면서 코너의 수명을 연장한다. 그중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은 수명이 짧은 개그 스타일에 속하지만,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해 소재의 다양화를 꾀한 대표적인 코너라 할 수 있다.
조민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