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매니지먼트사 ‘위험한 동거’?

고(故) 장자연 사건을 계기로 매니지먼트사와 신인 연예인 간 위태로운 파트너십(?)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신인들이 소속사 없이 스타가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신인들은 출연료 지급 비율이나 장기간 전속 계약기간 등 불합리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 규모의 기획사일수록 투자 대비 손해에 대한 타격이 크기 때문에 계약조건이 가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대신 회사는 신인이 스타가 되기까지 필요한 각종 비용을 감당하는 형태가 암묵적으로 통한다. 하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신인들 본인이 일정 부분을 충당하는 일도 있다.
 

실제로 장자연 씨가 남긴 문서에는 ‘영화 출연료 1500만원 중 300만원만 받았다. 드라마 진행비와 매니저 월급, 미용실 비용 등을 자비로 충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신인들이 광고모델료나 출연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은 이미 흔한 일.
 
지급일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일부 금액만 지급한 후 ‘지금은 돈을 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곳(기획사, 광고주 등)이 셀 수 없이 많다. 더욱이 업계 불황이 극심한 요즘, 이름난 톱스타들도 돈을 못 받는 상황에서 신인들의 출연료 지급이 미뤄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신인들은 극심한 경제고에 시달린다. 인지도가 낮은 신인배우 K씨는 일주일에 두 번 출연, 야외 촬영을 포함해 주당 약 80만~90만원 수입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한 달에 320만~360만원 정도 수입이다.

거기에 로드매니저, 코디가 붙고 헤어ㆍ메이크업까지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면 소득에 비해 지출이 더 많다.  만약 3대7(연예인 대 회사)이나 4대6의 출연료 계약조건이라면 장자연 씨처럼 연예인이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것.신인이 스타라도 된다면 그동안 초기 투자비용을 뽑아내려는 회사와 부당한 계약으로 발목 잡힌 신인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조민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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