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창시자가 진정 원했던 것

아톰의 슬픔
데즈카 오사무 지음/문학동네

‘재패니메이션’의 창시자이자 ‘아톰’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의 20주기를 맞아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펴낸 유고 산문집이다.  40년 전 브라운관을 통해 첫 방송된 ‘우주소년 아톰’은 획기적인 로봇만화로 당시 미래 과학발전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오사무가 말하고 싶었던 아톰의 의미는 다르다.
 
자연과 인간성을 외면한 채 오직 진보만을 추구하며 질주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얼마나 깊은 균열과 왜곡을 가져오고 얼마나 많은 차별을 낳는지, 또 인간과 모든 생명이 얼마나 무참한 상흔을 남기는지를 그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다보면 오사무와 대화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아톰도 인간들 사이에서는 평범하지 않은 왕따였다” 는 그는 자신의 유년시절 따돌림 받았던 기억, 소소한 경험담, 만화가로서의 애환 등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자연과 인간, 인간과 문명,  이곳과 저곳의 경계에 여유와 놀이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한 데즈카의 상상의 힘은 그의 만화가 지향하는 휴머니즘과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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