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수 없는 방송사 음악 프로 컴백무대 화려한 조명과 무대장치, 수십명의 현악기와 합창단, 그리고 10여명의 댄서와 밴드. 오랜 앨범 준비 끝에 컴백무대를 갖는 톱 가수들의 방송무대는 언제나 멋지고 화려하다. ‘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가수들은 소위 ‘컴백무대’를 위해 길게는 한 달 전부터 무대 의상 및 안무 등을 준비하곤 한다. 가수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화려한 컴백무대를 준비하는 이유는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을 뛰어넘어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 위함이다. KBS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3사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에는 공통적으로 ‘컴백 스페셜’이란 코너가 마련돼 있다. 이 코너는 보통 새 음반을 발매하고 처음 방송에 출연하는 스타급 가수들을 위한 ‘특별무대’다. 보통 출연 가수들이 3분 안에 1곡을 부르는 반면, ‘컴백 스페셜’에 출연이 예약된 가수에겐 2~3곡을 부를 수 있는 6~7분의 시간이 주어진다. 대형 가수들은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오랜 기간 공들여 완성한 새 앨범의 콘셉트를 짧은 시간 안에 함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가수들은 최대한 화려한 컴백 스페셜 무대를 준비한다. 한 달 전부터 컴백 스페셜을 준비하는 가수들도 있다.
▶컴백무대 보통 1000만원, 많게는 3000만원 보통 대형 가수들이 한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쓰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A급 대형 스타의 경우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경기 불황과 가요계 전반적인 침체로 비용을 절감하는 추세지만 일부 아이돌 그룹의 경우에는 3000만원 이상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화려한 의상은 물론이고 댄스팀과 세션맨들까지 수십명이 동원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경우엔 마이크를 비롯한 음향장비도 모두 자비를 들여 제작한다. 물론 방송국에 장비가 모두 갖춰져 있지만 자신들의 음악에 맞도록 특수 제작된 무선 마이크 등은 직접 만들어 온다. 좀더 좋은 음질을 들려주기 위해서다. 이런 경우 방송사 기존 장비들과 주파수 동조 문제 등으로 인해 생방송을 하기는 어려워 녹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
▶물 쓰듯 해야 하는 의상비용 비용 발생이 가장 많은 아이템은 의상 및 액세서리 분야다. MC몽의 의상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송혜란 씨는 “댄스나 힙합가수의 경우 댄서들 의상까지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의상비가 보통 솔로 가수들에 비해 많이 드는 편이다. 특히 컴백 방송을 하는 주에는 방송 3사에 케이블TV까지 서너 곳 방송이 1주일에 모두 나가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의상을 제작해야 한다”며 “MC몽의 경우 무대에 따라 500만~1000만원가량 든다”고 말했다. 협찬 의상보다는 의상을 직접 제작하거나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의 경우 아예 앨범이 나오기 직전 의상팀이 일본이나 홍콩으로 건너가 최신 트렌드의 의상을 구입하거나 국내 유명 디자이너가 직접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의상에 들어가는 비용은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만만찮은 댄서, 세션 비용 댄서나 세션의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댄스 가수의 경우 보통 8~10명의 댄서가 한꺼번에 같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댄스팀에 따라 차별이 있지만 보통 한번 무대에 오르는 것을 기준으로 1명당 5만~7만원이 들어간다. 10명일 경우 한번 무대에 오르는 데만 70만원이 들어가는 셈. 세션이나 코러스는 1명당 15만~20만원을 줘야 한다. 이 또한 100만원 이상이 투입되는 셈이다. 발라드 가수의 경우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를 무대에 세우기도 한다. 보통 10~20명가량 무대에 오르지만 과거 조성모의 컴백 무대 당시 100명의 연주자가 한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 한 사람에 보통 5만원이 지급된다고 보면 100명이 한 무대에 오르려면 5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셈이다. 물론 이들을 위해 지출되는 하루 식대나 간식비는 제외다.
▶직접 무대 제작에 나서기도 무대 제작에 비용이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무대는 방송사 측에서 제작비를 지불하고 무대를 꾸민다. 하지만 종종 특별한 무대 제작을 원할 경우 제작진과 사전 합의 후 가수 측에서 무대 제작비를 지불하고 무대장치를 하는 경우도 있다. 눈을 뿌린다거나 불꽃놀이, 그 가수만의 특별 아이템의 경우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을 들여 직접 제작을 한다. 월드스타 비(본명 정지훈) 측 관계자는 “비의 경우 방송용 무선 마이크도 특별 주문 제작한다”며 “송수신기를 포함해 무선 마이크 제작 비용에만 500만~600만원 정도 든다”고 밝혔다.
▶정작 출연료는 30만원 그렇다면 가수들의 음악 방송 회당 출연료는 얼마일까. 방송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수에게 지급되는 출연료는 30만~40만원 정도다. 결국 이들 톱 가수들이 한번 출연할 경우 1000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가정할 때 970만원의 적자를 보게 되는 것. 그런데도 가수들이 앞다퉈 대형 무대를 꾸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방송의 힘 때문이다.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한 톱 가수의 소속사 대표는 “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앨범 홍보나 마케팅을 위한 투자로 보는 것이 옳다”면서 “최근에는 가수들이 더욱 열정적으로 자신의 무대를 화려하게 꾸미려고 아이디어를 내거나 자신의 사비를 터는 경우도 있다”면서 “팬들에게 더 좋은 무대를 보여주기 위한 가수의 열정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는 ‘독립군 가수’의 경우 방송무대에 서는 것조차 어려울 뿐더러 설사 무대에 오른다 해도 고작 의상 및 헤어 메이크업 정도의 비용밖에 쓸 수가 없다. 극과 극을 달리는 가수들의 방송무대인 셈이다.
홍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