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스포츠 한방에 ‘돈방석’


▲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ISU 피겨세계선수권 등 전국민의 눈길을 끈
스포츠이벤트 중계로 방송사들이 불황속 호황을 구가했다. 

ⓒ2009 Koreaheraldbiz.com


스포츠 중계만큼 전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벤트도 없다. 국가 대항전이거나 김연아 같은 인기 스포츠 스타가 출전하는 경기에는 이목이 집중된다. 높은 시청률과 광고수익까지 보장하니 방송사가 눈독을 들이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도 당연하다.

▶중계특수를 누려라=한국방송광고공사(사장 양휘부ㆍ이하 코바코)에 따르면 이번 김연아 경기 중계로 SBS가 벌어들인 광고수익은 11억1000만원이다.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과 갈라쇼 등 총 4개 프로그램의 광고 판매율은 100%. 이는 김연아에 대한 대중과 광고주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다.
 
98년 박세리 선수 경기를 독점중계했던 SBS는 이후 한국 낭자가 선전하는 LPGA 대회 중계로 꽤 재미를 봤다. 스포츠 중계특수의 최근 사례는 일본과 수차례 맞붙으면서 극적인 승부를 펼친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를 들 수 있다. 코바코 집계에 따르면 WBC로 방송사가 벌어들인 수익은 69억2000만원이다.
 
TV 65억원, 라디오 4억2000만원이다. 준결승전인 베네수엘라전을 단독 중계한 SBS는 방송 3사 중 가장 높은 판매액인 28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TV 3사의 WBC 방송광고는 평균 약 87%의 판매율을 보였으며, MBC의 2라운드 일본전과 결승전, SBS의 2라운드 일본전, 준결승 베네수엘라전과 결승전 등 5개 경기는 100% 판매율을 기록했다. 코바코 측은 “TV 3사 판매율이 30% 선에 머무는 경기 불황에도 WBC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대형 특집 이벤트가 판매 호조를 보임에 따라 광고시장의 호조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계권 다툼 치열=방송사의 중계경쟁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 방송 3사는 앞다퉈 스타 해설자를 영입하고 차별화한 프로그램 색깔을 강조했다. 그러나 캐스터나 프로그램 구성과 같은 일은 이후의 문제다. 가장 먼저 할 것은 중계권 확보다.
 
널리 알려진대로 WBC는 하마터면 지상파에서 못 볼 뻔했다. WBC 조직위원회로부터 국내 독점중계권을 사온 IB스포츠가 재판매권료로 300만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제안하고, 방송 3사의 단일 협상 창구인 KBS가 130만달러로 맞서면서 중계권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지상파와 케이블까지 방송사가 무리하게 경쟁에 나서면서 중계권료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 지 오래다. 독점 중계권 확보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기도 했지만 출혈경쟁이 시작되면서 수익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동ㆍ하계 올림픽 중계권을 비롯해 2010, 2014년 월드컵 중계권도 독점적으로 확보한 SBS는 너무 비싼 가격에 사들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행히 올림픽과 월드컵은 방송법이 ‘보편적 시청권’에 포함시키고 있지만 다른 경기의 독점ㆍ과당 경쟁은 제어할 수 없다. SBS가 그간 독점해온 LPGA 중계권도 올해 초 J골프가 새로 계약하면서 고가 계약 논란에 시달렸다. 이번 WBC 사례처럼 IB스포츠 같은 스포츠 에이전시 회사가 끼어들면서 중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방송사의 경쟁적인 중복 편성도 중계권을 둘러싼 큰 문제다. 방송 3사는 순차 방송을 하겠다고 합의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빅이벤트를 앞에 두고 쉽게 양보할 방송사는 없다. 중계권 협상부터 난항을 겪은 WBC는 두 번째 경기의 MBC 단독 중계에 합의했던 KBS2가 중계에 나서면서 신경전이 일기도 했다. 
 
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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