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도 도밍고,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렸던 호세 카레라스가 오는 5월 12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사르수엘라’와 ‘탱고’ 등 스페인 음악의 매력을 선보인다. ‘사르수엘라’는 스페인식 오페레타로 우리로 따지면 판소리 같은 전통 악극이다. 17세기 처음 등장할 때는 귀족 예술이었지만 19세기 중엽부터 점차 대중화되면서 일상적인 사건들을 소재로 풍자적인 내용을 선보였다. 여기에 스페인 민속음악과 춤, 즉흥 연주가 결합돼 있어 스페인 출신 음악가들은 특별한 애착을 가진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인 카레라스는 이날 1부 공연에서 사르수엘라 ‘파랄의 여인’ 중 ‘행복했던 시간이여’와 ‘아비 카스텔레’ 중 ‘사랑과 전쟁의 노래’, 가르델의 ‘멀리 있는 나의 조국’ 등 국내에서 거의 공연되지 않은 스페인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김동진 작곡의 한국 가곡 ‘목련화’ ‘신아리랑’ 등을 부를 예정이다. 카레라스는 1946년생으로,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87년 백혈병 선고를 받았다. 골수이식수술과 힘든 화학치료를 마치고 재기한 뒤 전 재산을 팔아서 바르셀로나에 ‘호세 카레라스 국제백혈병재단’을 설립해 뛰어난 백혈병 연구 논문에 상금을 수여하고 백혈병 치료 기금 마련 콘서트를 여는 등 백혈병 구호에 주력하고 있다. 그의 특수한 삶은 서정적이고 감미로운 리릭 테너의 목소리에 인생의 깊이를 더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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