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중산층도 집세 못내면 ‘방 빼!’

뉴욕의 대표적인 부자동네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사는 어느 간호사는 지난 3개월간 2곳의 직장에서 해고된 뒤 1천550달러의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해 결국 쫓겨나고 말았다.
 
뉴욕 중산층 주거단지인 스타이브센트 타운에 사는 한 가장은 MBA(경영대학원)와 법대 학위를 지녔음에도 최근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지 못해 밀린 집세로 5천400달러를 빚지게 됐다.

이처럼 뉴욕의 고급 주거단지에 사는 전문직 종사자들이 경제위기 이후 비싼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그간 ‘빈민층의 법원’으로 알려져 왔던 주택 법원에는 최근 퀸즈의 레고 파크, 브롱크스의 리버데일 등 뉴욕의 대표적 중산층 거주지역의 주택과 관련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주택법원 관계자들은 소송 당사자들의 직업이 회계사와 중소기업 경영자, 건축업자 등 화이트 칼라인 경우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브롱크스 주택법원은 작년에 접수된 공동주택이나 분양아파트 등 고급 주택과 관련된 소송이 총 1만205건으로 2007년 7천818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중산층뿐 아니라 일부 부유층도 최고급 주택에서 내쫓기고 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에서 해고됐다는 한 남성은 트리베카에 위치한 5천700달러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2만달러나 밀려 결국 쫓겨났다.
 
고급 주택 집주인의 변호사인 토드 나힌스는 집세가 체불된 세입자들이 “대부분 경제위기 전까지는 집세를 잘 내던 사람들”이었다면서 “과거에 큰 돈을 벌던 사람들이 지금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돈을 못 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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