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월드스타엔 OOO가 있다


▲ 수잔 보일

ⓒ2009 Koreaheraldbiz.com

‘제2의 폴 포츠’ 수전 보일(Susan Boyle)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전 세계의 누리꾼이 유튜브(YouTube)에 업데이트되는 수전 보일의 동영상에 열성적으로 댓글을 달고 자신의 홈페이지로 퍼 나르면서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다. 온라인상의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수전 보일은 이미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소니비엠지와 음반 제작을 협의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47세의 뚱뚱한 노처녀가 단박에 톱가수의 꿈을 이룬 것이다. 스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말 그대로 ‘꿈만 같은’ 이야기다. 평범하다 못해 일반인보다 오히려 더 촌스럽고 어수룩해 보이는 이들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 걸까. 폴 포츠(Paul Potts)와 수전 보일이 스타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온라인 스타의 필요조건’이 뚜렷이 읽힌다.

▶실력만큼 중요한 건 휴먼 스토리
 
폴 포츠와 수전 보일은 모두 영국 ITV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출신이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는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아이돌’도 출전 동영상만으로 세계적인 스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제니퍼 허드슨이나 켈리 클락슨 같은 입상자들은 철저한 스타 시스템에 의해 다듬어진 뒤 완벽한 연예인의 모습으로 재등장했다. 
 
영국에는 있고, 미국과 한국에는 없는 게 뭘까. 바로 강력한 ‘휴먼 스토리’다. 폴 포츠와 수전 보일의 노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들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낸 건 그들의 노래와 휴먼 스토리가 어우러질 때 나오는 하모니였다.
 
폴 포츠는 학창 시절 못생긴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하면서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휴대전화 외판원으로 일하면서도 오페라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수전 보일은 출생 시 산소 결핍으로 지적 장애를 앓게 됐다. 오랫동안 병석에 있는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혼기도 놓쳤고, 직장도 없었다. 그의 꿈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소원대로 가수가 되는 것이었다.
 
세계인들은 폴 포츠와 수전 보일의 ‘인간 승리 드라마’에 열광했으며, 그들이 수수한 외모와 보잘것없는 배경으로도 스타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희망을 얻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 출전하는 수많은 연예인 지망생이 프로 못지않은 화려한 옷차림과 무대 매너로 청중을 ‘감탄’시켰지만 ‘감동’시키지 못한 것은 이런 ‘휴먼 스토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환경에 적합해야
 
폴 포츠와 수전 보일에게 노래할 기회를 제공한 건 ‘브리튼스 갓 탤런트’였지만 월드스타로 만든 건 유튜브, 즉 세계 각국의 누리꾼이었다. 이들은 감동적인 동영상을 열심히 퍼 날랐고, 동영상은 휴먼 스토리와 함께 바이러스처럼 퍼져 나갔다.
 
폴 포츠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는 장면은 유튜브 닷컴(youtube.com)에서 4000만번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수전 보일이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나는 꿈을 꾸네’를 부르는 장면은 4월 27일 현재까지 1억번이 넘는 역대 최고 조회 수를 기록했다.
 
누리꾼의 폭발적인 호응이 외신에 소개되면서 조회 수는 다시 한 번 무섭게 증가했다. 수전 보일의 인생 스토리는 이제 영화로도 만들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에 ‘영어’라는 언어적 배경이 크게 작용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온라인 환경에서 국경을 초월한 파급력을 가지려면 세계 공용어를 기반으로 번역 없이 감동을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영어 노래를 부르지 않고도 ‘제2의 폴 포츠’가 되고 싶다면 언어에 구애받지 않는 악기 연주나 춤이 낫다.
 
한국인 유튜브 스타 임정현은 5년간 독학한 기타 실력으로 요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을 연주해 조회 수 4000만번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의 이야기는 CNN과 ABC, 뉴욕타임스에 의해 소개됐으며 국내외에서 50여차례에 걸쳐 공연했다.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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