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음반도 쪼개야 산다


▲ 더블루
 
ⓒ2009 Koreaheraldbiz.com

앨범도 쪼개야 산다.
 
디지털싱글에 이어 미니앨범이 각광받고 있다. 최근 정규앨범이 아닌 미니앨범을 발표한 가수는 이정현 샤이니 더블루 채연 태군 등 수십명에 달한다. 4~6곡의 곡을 담은 미니앨범은 ’1집, 2집’ 같은 타이틀이 붙지 않은 비정규앨범이다.
 
정규앨범을 둘로 쪼개어 발표하기도 한다. 최근 3집 앨범 ‘일루전’을 발표한 일락은 일단 ‘파트 원’을 먼저 선보이고, 오는 가을 ‘파트 투’를 내놓을 계획이다.
 
곡 수가 정규앨범의 절반에 불과해 ‘미니’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들이는 공은 정규 못지않다. 2년7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 ‘에바홀릭’을 발표한 이정현은 직접 프로듀싱을 맡고, 윤일상 이민수 등 인기 작곡가들이 총출동했다. 정규앨범보다 더 많은 제작비를 들여 미니앨범을 만드는 경우도 더러 있다.
 
소규모 앨범이 가요계에서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곡의 회전 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인기 있는 노래라도 두 달 이상 가요 차트에 머물기 어렵다.
 
일락의 소속사인 캔엔터테인먼트의 강병용 실장은 “10여개 신곡을 꽉꽉 채워 정규앨범을 내놔도 타이틀곡과 후속곡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한은 서너 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니앨범을 순차적으로 여러 장 내면 그때마다 방송과 신문, 온라인 사이트 등에 신곡으로 소개할 수 있고, 그만큼 활동 기간도 늘어난다. 최근에야 정규앨범 1집을 낸 손담비는 그동안 미니앨범과 디지털싱글 발매를 반복하며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 이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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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불황기엔 많은 돈을 들여 정규앨범을 내기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미니앨범으로 돈을 절약할 수도 있다. 보통 정규앨범 하나를 내는 데 드는 돈은 5000만~4억원대. 미니앨범은 3000만~6000만원에 불과해 가수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물론 더 저렴한 방법도 있다. 타이틀곡 한 곡만 음원으로 발표하는 디지털싱글 방식은 이미 수년 전부터 대세로 떠올랐다.
 
하지만 디지털싱글만 발표하면 음반 차트에 오르지 못하고, 전체 가요 순위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것이 맹점으로 떠올랐다. 방송사 등 기존 음반 관계자들과 팬들이 음원보다 음반을 더 좋아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가수 A씨는 “디지털싱글만 줄곧 발표하다 보니 후배들보다 2집, 3집을 늦게 내게 됐다. 아직은 1, 2집이라는 타이틀이 가수의 나이테 역할을 하는 만큼 0.5집 앨범이나 정규앨범, 하다못해 미니앨범으로라도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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