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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1년 넘게 끌어온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가 결국 양측 합의하에 계약이 종료됐다. 몇년전 하나금융의 커먼웰스은행 인수 무산에 이어 또 한번 한국 금융기관의 미국 금융회사 인수 실패라는 전례를 남기게 돼 한국금융권은 미국시장 진입장벽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하게 됐다.
▶이팔성 회장 의지 확고했지만 감독국 벽 못 넘어 = 한국 금융권의 미국진출로 큰 관심을 받은 우리금융의 인수추진은 한국 리딩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사모펀드에 우리금융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시작됐다.하지만 미국 감독당국이 사모펀드의 인수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자 리딩측의 중개로 우리금융이 직접 투자에 나섰다.
글로벌 진출을 강조한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의 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총 2억40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3개월만인 지난해 8월 우리금융은 캘리포니아주 금융감독국(DFI)으로 부터 승인을 얻을 때까지만 해도 고무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국내에서 부실규모가 큰 한미은행 인수의 부적절성이 지적되면서 양국 감독당국 간에 승인 순서를 서로 미루는 상황이 연출되기에 이르렀다. ▶ 우리아메리카은행 문제 해결 못해 = 우리금융과 한미은행의 인수 계약 기간이 두차례 연장되면서 승인지연의 이유로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경영에 따른 감사결과가 등장한 게 지난해 말. 지난해 12월22일 우리금융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에 제출한 승인신청을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아메리카은행 관련 추가 자료가 완비돼 제출될 때까지 일시 보류하도록 요청했다.
이 승인 보류는 FRB에서 승인절차 재개를 결정할 때까지 지속되기로 했다. 감독국이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아메리카의 실적부진과 부실대출 증가를 문제삼자 우리금융은 우리아메리카의 감사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면 한미은행 인수 승인절차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특수목적회사인 WR인베스트먼트를 설립, 우리아메리카의 부실채권 3000만달러 규모를 사들이는 자구노력을 폈다.
하지만 예비감사결과가 우리금융측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때부터 한미인수 추진 동력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파악되기 시작했다. ▶한미 증자 성공과 흑자 전환, 독자생존 가능성 대두 = 우리금융의 인수승인이 지연되는 동안 한미측은 지난해 1억2000만달러 증자에 성공한 것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런 가운데 한미은행이 홀로서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이미 우리금융과 어떻게 갈라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특히 흑자기조를 이어가면 자본비율도 감독당국의 요구선을 여유 있게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독자적인 증자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미는 우리측과 맺은 주식매매계약서 조항 가운데서 독점조항을 삭제, 또 다른 투자자와 협상을 가능하게 하는 등 우리금융의 인수가 불발될 것에 대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결국 우리금융측도 더이상 한미측에 기다려달라는 요구를 할 근거를 잃었고, 최근 한국내에서 민영화작업이 다시 공식화되면서 한미은행 인수에 대한 집중력은 현저하게 낮아지기에 이르렀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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